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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영화줄거리/결말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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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장미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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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장미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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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문 <장미의 이름> 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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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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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8시. 가족과 식사를 마친 후 TV 앞의 소파에 둘러앉는 시간. 여느 가족과 다름없이 소소한 일상 이야기들로 웃음꽃이 핀다. 여타 가족들과 살짝 다른 점이 있다면, 아버지가 대머리라는 점과 가족 간에 상하질서가 없다는 점. 이 둘의 교점은 우리 가족에게 끊임없는 유희거리를 생산해 냈다. 어머니를 필두로 아버지의 몇 가닥 없는 머리털에 대한 논의가 무르익을 쯤, 돌아오는 아버지의 변론. “대머리일수록 정력이 좋대.”

? 대머리와 정력의 상관관계는 아직 미지수다. 대머리에 관한 수많은 속설을 제치고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대머리는 정력이 좋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력은 곧 성욕의 기반이요, 지지대이지 않은가. 대머리를 고수하는 수도승, 대머리의 향연인 수도원. 논리학과 신학에 대해 논의하며, 주 그리스도와 아르키메데스를 숭상하는 이곳은, 실은 끓어 넘치는 정력을 다스리고 있는 이들이 산재한 곳이다. 잠깐 <장미의 이름> 책 이야기 중 하나인 베르농-아델모 간의 관계를 빌리면 좋은 예시가 되겠다.

? 정력과 성욕, 성욕과 사랑. 비록 <장미의 이름>에서 윌리엄은 아드소에게 “너는 육욕과 사랑을 혼동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아드소는 일면식도 없는 묘령의 여인과 성관계를 한 후,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 만일 그 두 남녀가 아무런 성적 접촉이 없었다면, 사랑에 빠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사랑이 금기시 되는 수도승과 사랑을 할 처지가 못 되는 극빈층. 이 둘의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본다. 정력, 성욕, 사랑. 이 셋의 관계는 불가분적 관계이다. 자신의 정력으로 상대에게 성욕을 느끼며, 서로 간의 본능적 감정이 일치하는 것. 그것이 ‘사랑’으로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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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에 대한 정의는 무수히 많다. 혼자 가슴 절절한 짝사랑도, 서로 미래를 그렸던 연애도, 심지어는 하룻밤 풋사랑마저 ‘사랑’의 범주에 들어간다. 개인이 그리는 삶의 그림이 다르듯이, 개인이 그리는 사랑의 그림도 다르다. 이것도 사랑이고, 저것도 사랑이다. 여기까지 문제는 없다. 사랑의 범주는 넓고 넓으니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사람들이 방대한 사랑의 바다에 발을 담그기 무서워하는 것. 그것이 문제다.

???

? 청춘들은 사랑을 하길 두려워한다. 정확히는 사랑을 하길 포기했다. 우리 사회는 3포도, 5포도, 7포도 아니다. N포. 포기할 것이 너무 많아, 무한대로 포기한다는 ‘N포 세대’이다. 왜 사랑을 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 ‘스펙 쌓기도 바쁜데, 감정 소모할 시간이 어디 있나요.’ ‘수능 치고 연애하라.’는 이제 옛 말이며, ‘취업하고 연애하라.’가 오늘 말이다. 사회적 원인에 대한 개인의 책임화. 메마른 취업 시장에 발 맞춰가는 메마른 청춘들의 사랑이다.

???

? 사랑을 할 수 있는 시간이란 정해지지 않았다. 단언컨대, 6.25 때도 사랑은 했다. <장미의 이름>에서 윌리엄은 아드소에게 이렇게 말한다. “사랑이 없다면, 삶은 얼마나 평화롭겠냐. 아드소. 안전하고, 평온하고, 그리고 지루하겠지.” 그리고 어머니도 내게 몰래 말한다. “난 아무리 대머리라도 너희 아빠가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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