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10 죽은 눈 을 위한 송가 Quick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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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이이체 시집 | 죽은 눈을 위한 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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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눈을 위한 송가 를 읽고 ,이이체 시집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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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눈을 위한 송가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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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죽은 눈을 위한 송가 – YES24 2008년 〈현대시〉에 「나무 라디오」 외 4편을 발표하며 등단한 후 깊이 있고 감각 넘치는 시들을 줄곧 발표하며 주목을 끌어온 이이체의 첫 시집. 2008년 〈현대시〉에 「나무 라디오」 외 4편을 발표하며 등단한 후 깊이 있고 감각 넘치는 시들을 줄곧 발표하며 주목을 끌어온 이이체의 첫 시집. 그가 숙고하여 묶은 83편의 시가 다채롭게 빛나고 있다. 이이체는 단순하게 스물넷이라는 젊은 나이나 이른 등단 …죽은 눈을 위한 송가,이이체, 문학과지성사, 9788932022642, 893202264X9788932022642,89320226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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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눈을 위한 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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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눈을 위한 송가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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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체 <죽은 눈을 위한 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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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체 죽은 눈을 위한 송가 본문

이이체 <죽은 눈을 위한 송가>” style=”width:100%”><figcaption>이이체 <죽은 눈을 위한 송가></figcaption></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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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눈을 위한 송가(문학과지성 시인선 406) | 이이체 | 문학과지성사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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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눈을 위한 송가(문학과지성 시인선 406) | 이이체 | 문학과지성사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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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39 죽은 눈 을 위한 송가 Quick Answer – Áo Dài Thanh M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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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눈을 위한 송가 를 읽고 이이체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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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눈 을 위한 송가: 이 이 체 시집 – 이이체 – Google Sá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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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눈을 위한 송가 를 읽고 ,이이체 시집

죽은 눈을 위한 송가 를 읽고 ,이이체 시집

죽은 눈을 위한 송가 작가 이이체 출판 문학과지성사 발매 2011.12.16. 평점

인간에게는 원래 아무것도 없다.

나는 나를 지배할 줄 아는 짐승을 보지 못했다

-2011년 이이체

오로지 나만,

나만 멀리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변명거리들을 찾기 위해 움직여도

결국 나는 입술없이

피리 부는 말 한마디

멀어져도 잊을 수 없는 촉감이 있다

모래 알갱이들이 선명하게 내 맨발에 앉아

바람을 비벼주었다

소금들을 하얗게 굳은 눈처럼 몸에 맺인채

떨어지지 않는다

씻는다는 게 어쩌면 그리도

얄밉고 끔찍했는지

외투는 그렇게 나를 감싸 안아주었더랬지

가지말아라 가지말아라,

이름을 붙들어 매고

혼자 외롭고 쓸쓸하게 교수향

비바람이 불어도 몸을 가릴 수 없었다

외투는 이미 날 버렸어

그 따뜻한 입술과 품이 그리웠다

가족애를 대신하는 향수병

모래사장에서도 태연하게 자라던 꽃과 나무들

순서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실외투증후군>

나는 물결무늬가 그려진 페인트 통을 가졌다.어항을 갖지 못한 식물들의 불평이 만담을 이루던 아침이었다.

커튼이 채 가리지 못한 틈을 통해 햇살이 거실로 손가락을 들이밀었다.

텔레비전은 전파와 어긋나 쉰 목소리로 신음했다. 페인트 통에 손을 넣자. 뿌리를 잘린 금붕어들이 손가락을물고 늘어졌다. 사막기후가 거실 끝까지 뒤덮었다. 나는 눈을 감고 물을 찾았다. 식물들은 제 몸의 곤두선 이파리에 닿는

모든 것들보다 먼저 아프다고 말했다. 식물들이 몸부림치며 페인트 통을 넘어뜨렸다. 회복당한 상처가 아팠다.

커튼이 아무렇게나 쳐져 있어도 상관 없었다. 텔레비전 화면에는 식물이 무작위로 번쩍거렸고 어항이 없어도 좋았다.

나는 손바닥으로 두 눈을 가리고 잘린 손가락들에게만 이야기할 수 있는 습관을 버렸다. 잎보다는 입이 더 많았던 식물들. 화분이 눈엣가시처럼 남았다. 전부 다 죽여버리지는 못했다! 전부 다 죽여버리지는 못했다! 몇몇을 뺀 몇몇이 그리웠다. 음력으로 된 달력을 한장 넘겼고 엎질러진다는것이 애처로웠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것이 행복하다고

중얼거렸다.

밤처럼 흘러내려온 영화관의 말석을 마주보며 스크린이 깔렸다

자막은 나의 피부였다

본 적 없는 꿈이 영사기 바깥에 있엇고 눈먼

나에게 꿈은 이미 음악이었다

필름이 돌아 가는 소리야 말로 가장 음악적이었다

노랫말이 끝날 무렵에야 나는 내가 살아온 날들이

감정 이상이고 내가 살아갈 날들이란

인생 같은 영화 한 편 일것임을 깨달았다

보이는 것만을 믿어온 세월이 죄악이었고

나는 조조할인만큼도 용서받지 못했다

유배지에서는 자막을 읽을 수 없었음에도 나는

죄의 삯으로 눈에 보이는 순간들을 부여받았다

장면들이 하나하나 스쳐 지나갈 때마다

음악들은 각자의 면죄부를 흥얼거렸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순간까지, 나는

한마디 대사조차 듣지 못했지만 노랫말은 존재했다는걸 알았다

참으로 죽음 같은 장면들이었다

피부를 갖지 못한 음악들이 꿈을 꾸었으며

꿈속에서만 매진된 영화로 스크린은 피범벅이 되었다

용서받지 못한 이들은 면죄부를 연주할 수 없었다

<자각몽>

우리는 늘 다쳤다. 어디에도 눕지 않은 채로 상처를 안고 흐느낄수 있었다. 식욕도 느껴지지 않게 하는, 진흙탕 속 엉망진창의 엉터리 기억들. 세상 모든 파편들을 풍경으로 얻어가도 배부를 수 없었다. 행복해라.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행복해져라 . 행복해져라. 아무도 우리에게 말을 걸 수 없었고 우리는 함부로 아무에게나 대답해주지 않았다.

기억이라는 동화 속에서 읽기에는 너무 어른스러운 부담

사랑이 어울리지 않는 연인들.

우리들은 서로의 눈을 읽으며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들으며 그리워했다.

입맛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풍족한 소문이었지만, 사람들 사이를 오고 간다는 걸 제외하곤 꿈보다도 못했다.

우리는 노상 떠나갔고, 떠나왔으며, 상처받아도 돌아올 곳이 여기밖에 없었다. 세상이 꾸는 악몽 속에서 어느 주검들의 비린내를 몰고 오던, 요절한 부랑아들을 닮아갔다.

상징과 심장. 우리는 늙은 연인들처럼 언제나 서로에게 거울을 보여주며 마주 보고 있었다. 진실한 진술만을 적었던

혈서는 낡고 흐려져 읽을 수 없는 마술 수첩 같았다. 한 방울 눈물의 기억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적. 숫자가 매겨지지않은 페이들을 넘기며 우리는 소스라치듯 자지러졌다. 우리는 예전에 더 잘 미끄러졌는데. 쉽지 않은 자세를 잡기까지. 신중하고 다소 답답한 걸음으로 걷기까지. 볼 것들이 없어도 막상 보면 못 볼 것을 보게되었다. 더러운 결벽이었다.

안기 위해 기억해야 하는 어느 망각들.

보기위해 눈 감고 입을 다무는 순간순간들.

<한량들-우리들*에게>

비가 내리고, 참으로 울상이다. 하늘을 가릴 우산 따윈 일기들로 나는 나를 지워 갈 예정이다.

자, 암속하지 않는 일기를 보아라. 관을 메고 세상 곳곳의 성당을 찾아 떠돌던, 수두룩한 기억들이

지면에 적혀있다. 먼지 낀 거울을 보아라. 늙은 잿빛으로 더렵혀진 세월을 닦아내느라 나를 보지 못하는 나.

그때까지, 나는 감탄밖에는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성당 끝자락의 한가운데에 있던 제단은 붉은 제라늄이고

그 양쪽으로 늘어선 촛불들. 십자가엔 피 묻은 예수가 없다. 이 관엔 반드시 내가 들어가겠다.

기도를 시작하고 비는 내리고. 나 사랑해? 그런걸 왜 물어봐. 이건 아마도 내일 기록될 일기. 빗줄기가

아무리 세차도 노래할 수 있는 시가 있으리라고 믿지 않는다. 나는 어린아이이고 싶지만 눈은 이미

모든 것을 보고. 감당한다는 것이 무겁고 무섭다. 진심으로, 나 사랑해? 묻지마 . 고마워. 서커스는

이제끝이다. 세상의 둘레에서는 짐승이 아닌 것들이 재롱을 떨고, 성당은 우리인 셈이다.

암송하지 마라. 내가 말하지 못한다는 걸 내가 알게될까봐 두렵다. 십자가를 보며, 빗줄기들이 그어진

하늘을 보며 모르고 싶은 것 들이 있어. 더럽혀지지 않는 세월을 더럽힐 것이다.

더럽혀서 거울에 비춰보곤 웃겠다. 사랑해. 예배가 끝나기를 소원했기에 서둘러 성가를 부르고 사도신경을

외우던 어린 내모습. 더이상 관을 메고 싶지 않다고 기도한다. 세상은 이토록 친절하다

<친절한 세상>

나는 버려지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말을 타고 내 앞에 있던 것들을 등지면, 나는 모든 것에서 멀어질 수 있다.

피가 마른 태양에서 불이 끓고, 나는 말 등에 올라타고, 너는 비디오를 본다. 텔레비전에선 누명을 벗지 못한

비명들이 뻗쳐 나와 이명으로 남아 고이고, 너는 내 방종과 타락의 증인, 나는 언젠가 네가 나를 버릴 것임을 안다. 고어적인 슬픔이 세상에 낭자하다. 익명의 그림자들이 내곁을 쓸고 지나가면 식기도 전에 얼어버린 불을 떠올리고,

우승마에 걸지 못한 판에서 내가 할 수 있는건 나의 잘못된 유년을 비웃는일. 하지만 잘된 유년은 어디에도 없지.

너는 저리가라. 꺼져버려라. 보고 싶은 자만 다가와라. 밤을 방황하는 어둠이 내게 길을 물을 때 까지, 나는 말을 타고 달려야 한다. 너는 세상에 너를 감동 시킬 것 이 남지 않았다며 울지 않았고, 나는 왼쪽 얼굴로만 살아가길 소원했다. 말 위에 올라타도 말은 나와 대화를 하지 않아. 마치 텔레비전 같아, 나는 혼자 말해야해. 기필코 외톨이가 된 느낌.

누군들 누군가를 버리지 않고서야 배길 수 있을까. 아무도 사는 방법을 가르쳐주지는 않았다.아무것도 두렵지않다.

< Beastie boy>

– 너무도 많은 것들이 쉽게 묻혀져가

너에게서 묻혀져

나에게서 잊혀지고 싶었는데

너는 나를 잊고

또 다른 너는 내 사랑을 잊어가네

* 시집 한켠에 써둔 글

죽은 눈을 위한 송가

출판사 리뷰

떠남과 헤어짐의 주저흔마저 살아 숨 쉬게 하는

사랑의 애니메이션

고통과 기억조차 이이체의 시선에서는 섬세한 사랑의 대상이 된다.

_허윤진 해설 「안개」

소년의 감각과 현자의 시선

이이체의 첫 시집 『죽은 눈을 위한 송가』가 문학과지성사 2011년 마지막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이이체는 2008년 『현대시』에 「나무 라디오」 외 4편을 발표하며 등단하였고, 깊이 있고 감각 넘치는 시들을 줄곧 발표하며 주목을 끌어왔다. 이번 시집에서는 그가 숙고하여 묶은 83편의 시가 다채롭게 빛나고 있다. 이이체는 단순하게 스물넷이라는 젊은 나이나 이른 등단 연도, 여러 문예지와 기관에서 ‘좋은 시’로 여러 차례 선정되었다는 것 등만으로 재단ㆍ규정지을 수 없는 시인이다. 그의 시는 생생하게 돋아나는 소년의 감성과 동시에 인간 실존의 덧없음을 통찰한 현자의 얼굴도 가지고 있다. 또한 오랜 상처를 응시하며 그 기억에 숨을 불어넣을 줄 알기에 더욱 살아 있는 시들을 『죽은 눈을 위한 송가』에 담을 수 있었다. 넓은 스펙트럼과 웅숭깊은 시 세계를 갖춘 이이체 시인의 이번 첫 시집이 우리의 귀에 무엇을 속삭일지 기대되는 연말이다.

온몸이 식물원인 것처럼, 결핍과 모순의 자기 실체를 노출하다

이번 시집을 읽다 보면 출향(出鄕)과 이별을 모티프로 한 시편들이 다수 보인다. 이이체는 영혼이 안착했던 공간 혹은 사람을 떠나면서 느꼈던 분리의 고통을 고스란이 담고 있다.

외투처럼,

가지 않아도 가버린 것 같다

멀어진 것들의 목록

외투가 가져간 내 몸을 떠올렸다

침묵하는 단수들을 떠올렸으며

단위가 되고 싶었다

[……]

드디어 홀몸으로 단위가 될 수 있는 건가

중얼거리는 입술 밑으로

병신처럼 침을 주룩주룩 흘렸다

소금기가 가득했다

모래 따위는 무시해도 좋을

가족을 만들어가겠지

외투의 혈관을 열 수 있는 유일한 열쇠

진심으로, 나는 무성한 식물원이 되었다

배를 타지도 않고, 그저 따라갈 수만 있기를

슬픔이 점점 귀여워져갔다

– 「실외투증후군」 부분

외투가 없이 벗은 몸이 될 때 자신의 실체를 인식하고 처음으로 수치를 느끼듯 자기 존재의 허물을 말없이 감싸주던 사랑을 잃은 자의 무력한 식물 상태를 우리는 안다. 이 글의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허윤진은 외투로서의 사랑이 사라졌을 때, 빈 허물처럼 느껴지는 자신을 “병신”으로 비유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완벽하지 않은 자신, 결핍과 모순에 시달리는 자신의 실체가 눈앞에 생생하게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이이체는 이번 시집에 이별의 정서를 담았으나 사랑의 종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관계의 근원을 바라본다. 슬픔에 천착하지 않고 삶과 사랑의 허구를 들춘다. 이 모든 것이 망상이나 헛짓이라는 듯.

생생하게 피어나는 이별의 주저흔

– 상처 안에서 영원한 사랑을 꿈꾸다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서로의 얼굴을 닮아가는 일과 같다. 이미 닮아져버린 뒤에 찾아온 이별의 시간 속에서 이이체는 회한을 풀어놓는 대신 낯선 자신을 새롭게 바라본다. 자기 자신의 얼굴, 분리된 타자, 그리고 외부 세계.

우리는 서로의 몽타주다

나는 세계를 지우는 일을 했고

너는 세계를 구성하는 구멍에 빠졌던 가난

의붓아들과 의붓딸의 만남

우리를 낳지 않은 우리의 부모들을 탈각했다

가진 적도 없던 것을 지키려고 애썼고

서로 악수하면서 서로의 손을 혼동해서 침묵했다

우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게 되었음에도

거울로 방을 가득 채웠으며

서로의 혈액형도 모른 채 피를 섞었다

[……]

우리는 유기되었다

세계와 거의 비슷해지는 중이다

없애러 간 곳에서 얻어서 돌아올 것임을 안다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몸이 부풀어 오른다

예쁜 예감이 들었다

우리는 언제나 손을 잡고 있게 될 것이다

– 「연인」 부분

이이체의 시는 자기 자신에서부터 세계까지를 닫아내는 유폐의 정서가 강하게 드러난다. “나는 상처받은 역할에 충실했으므로 책들을 옷 삼아 은닉되었다”(「골방 연극」)거나 “세상이 날 갖지 않겠다고 결심한다/흐느껴 우는 귀머거리와 섹스하고 싶었다”(「나쁜 피」)와 같은 태도가 바로 그렇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이러한 고통의 기억으로 도달한 자폐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이 모든 아픔 자체에 숨을 불어넣어 고통스러울지언정 이를 더욱 살아나게 한다. “없애러 간 곳에서 얻어서 돌아”오고 “언제나 손을 잡고 있게 될” 너는 세계에서 유기되었을지언정 세계와 거의 비슷해지는 중인 것이다. 허윤진은 출향하고 이별한 그가 실향과 실연의 상처 안에서 영원히 사랑을 꿈꾸기 때문에, 이러한 표현들을 “사랑의 애니메이션animation”이라 표현한다. 이이체는 상처받고 깨져버린 우리 존재를 시로써 드러내며 또한 어루만지고 있다.

시들어버린 꽃잎들이 깨알낰이 웃었다

호명하지 못하는 이름들을 부둥켜안고 온 그날

햇볕이 드는 창가가 희미해지기를 기도했다

가슴이 아프다는 말은 오류라는 걸 되새겼다

– 「이름이 생긴 이별」 부분

맘 둔 곳을 떠나고 사랑이 머문 자리에 피어난 이별을 응시하며 이미 흔적만 남은 상처들을 어루만지는 시인은 이 모두에 애정 어린 숨을 불어넣는다. 생생하게 도드라지는 이별, 여기저기 고통 자국이 피어나는 이이체의 시는 올겨울 독자들을 사로잡고 읽는 이의 맘속으로 성큼 걸어 들어갈지도 모른다.

이이체 <죽은 눈을 위한 송가>

죄의식과 죽음으로 범벅된 삶 속에서는

눈을 뜰 수가 없다

성연

이이체의 <죽은 눈을 위한 송가>에 드러난 의식들은 단절되어있다. 시행마다 표면적 통일성을 보이지 않고 생략과 비약이 심해서 독자들이 이해하기에 다소 난해할 수 있다. 특히 시행 구분이 없는 산문 형식을 취해 표면의 논리를 일체 부정하여 시 속 세계를 한 겹 더 숨긴다. 또한 시 속 화자들은 모두 죽음과 같은 것들을 노래하고, 드러난 시어들도 모두 죽음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그런데 이러한 이미지를 어떠한 관련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폭력적으로 결합해 읽는 이에게 낯설음을 선사한다.

지난 밤하늘과 저녁노을의 얼굴을 본받는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어차피 얼굴들은 완벽할 수 없다. 부엌의 열린 창문으로 바람과 함께 들어오는 아침 햇살이 내 얼굴처럼 희고 환하다. 엄마와 엄마의 얼굴이 떠오른다. 사타구니가 서서히 가렵고, 따갑기만 한 내 털들. 엄마, 엄마를 엄마라고 부른 지도 너무 오래됐어요.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며 내가 엄마에게 말한다. 스킨로션과 마스카라, 파우더팩트, 비비크림, 짙은 쥐색의 아이라이너, 붉고 푸르고 하얀 알렙들. 어머니가 아끼는 노란 접시들이 채 맑아지지 않은 세제 거품들을 산란하고 있다. 엄마, 몇 톨의 방향제로도 꿈을 이룰 수 없어요. 화장한 내 얼굴이 맘에 들지만 역겨워서 몇 차례 토했고, 나는 내 불편한 베개만큼 날씬해지는 꿈을 꾼다. 거듭 거꾸로 돌게 되는 바람개비처럼 어지럽다. 이 정도면 어머니를 닮은 얼굴인가. 접시에 기생하는 세제 거품들이 여드름처럼 우악스럽게 익어간다. 새끼에게 밥을 주기 전, 둥지를 교태롭게 맴돈다는 어미 새의 이야기는 꿈이 아닌 셈이다. 알렙들, 반복은 없고 부엌은 유년의 바람개비이다. 이 화장을 지우고 또다시 화장을 하면, 하나의 얼굴을 버릴 수 있을까. 고개를 돌린 태양이 창가로 들어와 무덤덤하게 접시를 어루만진다. 어머니가 묻는다. 바람이 불고 있니? 세재로 립스틱을 닦으며 내가 대답한다. 아뇨, 내가 만드는 바람만 있습니다. – 화장일기 이이체 <죽은눈을 위한 송가> 문학과 지성사 14p

바람은 불지 않고 ‘내가 만드는 바람’만 존재한다. 이런 바람에 바람개비는 거꾸로 돈다. 이처럼 <죽은 눈을 위한 송가>의 시세계는 대체적으로 폐쇄적이고 인위적이며 분열되어있다. 시 속에서는 자신의 혐오스러운 얼굴-화장과 어머니-바람-부엌의 접시와 세제(설거지)의 이미지가 교차되며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이미지는 어머니와 같은 아름다움에 다가려 하지만 본질적으로 그렇지 못하여 화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얼굴은 역겨워 토하고 베개가 불편한 만큼 잠에 들지 못한다.

나열된 이미지에 대한 얄팍한 생각들

‘부엌’의 이미지는 개인적으로 항상 유년 그리고 어머니와 맞닿아있다. 한 집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안다. 내 방, 거실, 혹은 부모님의 방, 형제의 방 모두 유년의 추억이 묻어있지만, ‘부엌’은 대체로 어머니가 무언가를 요리하여 가족들과 식사로써 규칙적으로 타자와 만나는 공간이다. 또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설거지로 하여금 부엌을 정리하고 다시 재생하는 공간이다. 어린 아이의 눈에 부엌에서의 어머니는 신과 같이 큰 존재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화장’의 행위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화장한 얼굴은 자신의 실제의 모습이 될 수 없다.

‘불편한 베개’ 불면증을 겪어본 사람은 안다. 자신의 베개와 이불이 얼마나도 불편한지.

‘새끼에게 밥을 주는 것’ 둥지를 ‘교태롭게’ 도는 것에서 어머니에 대한 어떠한 에로티시즘까지 덧칠해 느껴진다.

마지막 행의 ‘바람’은 날씨의 바람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어머니와의 동일시를 위한 소원의 동음이의어를 노린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알렙’이라는 시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알렙은 그 유명한 남미 거장 보르헤스의 작품이다. ‘알렙’은 환상과 실제를 뒤섞는 다는 뜻을 가진다. 카오스적 세계를 의식 속에서 재구성함으로써 세계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전복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 시 역시 환상과 실제를 뒤섞음으로써 우리의 인식 세계가 어떠한 내재적 논리, 통일성을 갖춘 이성으로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해체와 단절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밤처럼 흘러내려온 영화관의 말석을 마주보며 스크린이 깔렸다. 자막은 나의 피부였다 본적 없는 꿈이 영사기 바깥에 있었고 눈먼 나에게 꿈은 이미 음악이었다 필름이 돌아가는 소리야말로 가장 음악적이었다 노랫말이 끝날 무렵에야 나는 내가 살아온 날들이 감정 이상이고 내가 살아갈 날들이란 인생 같은 영화 한 편일 것임을 깨달았다 보이는 것만을 믿어온 세월이 죄악이었고 나는 조조할인만큼도 용서받지 못했다 유배지에서는 자막을 읽을 수 없었음에도 나는 죄의 삯으로 눈이 보이는 순간들을 부여받았다 장면들이 하나하나 스쳐 지나갈 때마다 음악들은 각자의 면죄부를 흥얼거렸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순간까지, 나는 한마디 대사조차 듣지 못했지만 노랫말은 존재했다는 걸 알았다 참으로 죽음 같은 장면들이었다 피부를 갖지 못한 음악들이 꿈을 꾸었으며 꿈속에서만 매진된 영화로 스크린은 피범벅이 되었다 용서받지 못한 이들은 면죄부를 연주할 수 없었다 자각몽 이이체 <죽은눈을 위한 송가> 문학과 지성사 40p

이 시집에서는 ‘영화’와 관련된 이미지가 자주 등장한다. (영화와 바다, 연인은 가장 자주 나오는 이미지다.) 영화와 꿈의 세계가 얽힌 ‘자각몽’에서도 마찬가지다. 자각몽은 꿈 속에서 자신이 꿈을 꾸고 있음을 깨달은 상황을 의미한다. 그러나 ‘인생 같은 영화 한 편’ 이라는 구절에서, 영화와 꿈이 얽힌 세계가 곧 삶의 세계와 이어지고 있으며, 자신의 삶을 내세의 시간에서 창조주가 혹은 죽은 미래의 자신이 내려다 보듯 인식함이 드러난다. 이는 이이체 시의 전반에 느껴지는 화자의 원죄의식과 죽음과 가까이에 놓여있는 삶과 맥을 같이한다.

이미 죄를 지어 용서받지 못한 생애의 엔딩이 마치 정해져 있는 듯 하다. 내가 살아가는 날들은 영화, 꿈과도 같은 순간이다. 나는 감정 이상의 것들을 느끼고 있지만 보이는 것만을 믿고있다. 그러나 그 삶의 내용은 죄값을 치루는 비극으로 점철되어있다. 이 시에서도 ‘나’는 용서받지 못한다. 시집 전체에서 나타나는 보는 것의 한계, (‘죽은 눈- 제대로 볼 수 없다’)를 직시해야 한다. 결국 눈이 보이는 ‘순간’으로 인해 괴로움은 배가 된다.

앵무조개 껍데기들을 모아놓은 하얀 상자 이 형벌은 예지몽으로부터 이어진다 죄수들은 죄짓지 않고도 삶을 수감당했다 가장 창백한 불꽃과 가장 가까운 물결이 사랑이다 곤충의 정교한 눈 이 눈에는 더 많은 눈들이 있는데, 너는 다 헤아일 수 있겠니 기적 소리가 잦아들 때마다 안주하게 되던 죄악과의 재회 천식에 걸린 바늘의 끄트머리로부터 서서히…… 어떻게 젖어야 할까, 눈물로 싸인 눈동자들 서로 알지 못하는 노래 풀과 나무를 갖지 못하는 불임의 모래를 잊지 못하리라 유년의 꽃반지, 시들 줄 알면서도 우리는 뭍에 갇힌 심해어야 소라 껍데기가 매일 우리를 부르지 사자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밀월이 온다 호박 등불이 영롱하게 빛을 반주하고 몸이 갈기갈기 찢긴 바다표범이 꾸역꾸역 울고 있었다 눈발은 자주 흩어졌다 무엇인가 더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끝이 없는 것이다 출생하면서부터 시간의 포로가 된 채로 그렇게 방패연을 날리다가 하늘에 흘려버리고는 양피지에 기록된 낡은 모계의 신화를 믿고, 믿고, 또 믿으면서 연거푸 울고, 연거푸 울면서 그대 인간이라는 껍데기 안에서 새우잠 자는 원죄여 끊어지지 않는 탯줄처럼 이어질 테지 입을 벌린 채 내장을 흘리고 누운 통조림들 이미 다 끝나 있는 일을 계속하려 하는 중이다 인생에서 탈옥하지 못한 실패자들 떼로 죽어 널브러져 있는 갈매기 시체들 주위, 갈매기들이 모여든다 굶주린 부리를 치켜들고 모든 시인들은 표절당한 요절 때문에 격앙되어 울화병으로 곪고 썩는 것이다 우리가 함구해야 할 인과율에는 알면서도 외면해야 하는 모순이 있었다 어차피 늙어간다는 것은 아물어가는 일이다 육체란 이미 상처 그 자체이므로 죽음으로부터 시작되는 인간의 정적 소풍 가자 잘못된 삶들아 우리 나가서 모두 죽자 죽자 죽자 인간론 이이체 <죽은눈을 위한 송가> 문학과 지성사 98p

이 시 전반에는 삶에 대한 인식이 군데군데 묻어 있다. 일단 첫 행에서 또 드러난다. 인간은 죄지은 자고, 삶은 뭍에 갇힌 심해어같다. 그렇기에 삶은 감옥이고 죽음은 자유의 세계이다. 따라서 ‘우리 나가서 모두 죽자’고 화자는 요청한다. 삶이 오히려 죽음처럼 죽음이 오히려 삶처럼 되었다면 체념하면 된다. 그러나 화자는 항상 괴로워하고 끊임없이 자기의 실존을 의심하고 어색해 한다. (수면제, 131p) 우리는 이 시에서 화자가 고통받는 이유를 조금 엿볼 수 있다.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원죄 의식은

모계신화에 대한 믿음 (화장일기에서 부터 이어지는 어머니, 생명에 대한 집착)

무엇인가 더 있어서 끝없는, 수없이 많은 ‘눈’으로 채워져있는 곤충의 눈에 대한 관심

들로 하여금 미련으로 범벅되어 더욱 깊어지는 것이다.

비탈길에서 녹은 눈이 쓸려 내려간다 허수아비처럼 심심한 내세마저도 파문으로 일렁인다 너는 늘 새롭고 외롭구나 사이비 진술이어야 하는 명제 왜 날조되지 않았음에도 청춘을 저당 잡히는 것인지 네가 선 갈대밭이 누렇게 운다 황혼이라는 파국에도 영혼들은 위장되어버릴까 평생의 결핍으로 분홍 꽃물을 끼얹은 저물녘의 노후 그러고도 너는 웃을 수 있겠니 예쁘지 않게 웃을 수 있겠니 회문 이이체 <죽은눈을 위한 송가> 문학과 지성사 62p

‘사이비 진술’, 시론에서 나오는 용어다. 사실성과 멀어졌지만 오히려 삶의 진실을 이야기하는 시의 진술을 의미한다. 저당잡힌 청춘은 일체의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 사이비 진술처럼 보이지만, 전혀 날조되지 않은 ‘사이비 진술’이다. 황혼과 갈대밭이 펼쳐진다. 그 순간에 위장될 수 있을지 화자는 묻지만, 화자는 안다. 자신이 지나온 삶을 죄졌다고 인식한 순간, 스스로를 속일 위장이란 없다는 것을. 저물녘의 낙조에 서서, ‘나’는 평생의 결핍에 물든 아름다운 그 찰나에 서있다. 예쁘지 않게 웃으면서 말이다.

이이체의 시집 <죽은 눈을 위한 송가>에서는 죄의식과 삶의 순간을 부정하면서 여러가지 이미지들을 폭력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시들에서 특정 이미지들이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1인칭 진술인 ‘나’가 자주 등장하여 시인의 자전적 이야기들이 녹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시세계에서 보여지는 단절감이 역설적으로 삶에 천착으로 가득차있는 진실함으로 다가온다. 그가 느끼는 삶의 비극이 이만한 낯설음 만큼이나 절실했다는 것이 생생하게 다가와 나는 이 시들에게 아름다움을 느꼈던 것 같다. 가라앉을 때는 최후까지 가라앉게 하는 시들이었다.

당신이 나를 부르는데, 왜 내 이름이 아닌지 궁금해 졌다. – 고아孤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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