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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재인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한권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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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좋은 구절 :: 화엄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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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내용]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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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기존의 가치관이 흔들리기를 원치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니체는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성경에서 나올법한 말투인 나는 저들의 귀를 위한 입이 아니다라는 말이나 귀이 책에서 차라투스트라는 끊임없이 기존의 가치를 파괴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것을 외친다. 기존의 가치를 대변하는 것이 바로 신이고 차라투스트라는 그 신이 죽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기존의 가치관이 흔들리기를 원치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니체는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성경에서 나올법한 말투인 나는 저들의 귀를 위한 입이 아니다라는 말이나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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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좋은 구절

인간은 더러운 강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바다가 되어야 한다. 더러워지지 않으면서 더러운 강물을 받아들이려면.

초인은 바다이며, 그대들의 커다란 경멸은 그 속으로 가라앉을 수 있다.

인간은 짐승과 초인사이에 밧줄이다. 심연 위에 걸쳐진 밧줄이다. 저 쪽으로 건너가는 것도 위험하고 줄 가운데 있는 것도 위험하며 뒤돌아보는 것도 벌벌 떨고 있는 것도 멈춰 서는 것도 위험하다.

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다리(橋)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데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울 수 있는 것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라는데 있다.

나는 사랑한다. 몰락하는 자로서 살 뿐 그 밖의 삶은 모르는 자를. 왜냐하면 그는 건너가는 자이기 때문이다.

출처 :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인생의 단 하나의 순간일지라도 끝없이 충실하게 산다는 것, 즉 그러한 순간이 영원히 되풀이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 없을만큼 유의미하게 산다는 것, 그것으로부터 이 순간이 존재하기 위해서 꼭 필요로하는 인생의 기타 모든 견디기 어려운 순간에 관해서도 그것의 영원회귀를 의욕하게 될 때, 이 사상이 포함한 니힐리즘은 극복되고, 이 사상의 운명애적인 긍정적인 면이 여기서 비로소 진정으로 나의 것이 되는 것이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Also sprach Zarathustra] (세계의 사상, 2002.5.20, 사회문화연구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5분 만에 읽기!

여러분은 ‘니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망치를 든 철학자, 초인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아마 가장 많은 분들이 떠올리는 내용은 이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한 구절인 ‘신은 죽었다’ 말이죠. 이 말은 얼핏 보면 단순히 기독교를 비판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가 이루고자 한 영역은 그보다 훨씬 크고 넓었습니다. 기독교를 포함한 서구 문명의 오래되고 낡은 가치를 모두 부수고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고자 했던 것이죠. 그는 기존의 종교와 사상이 생을 부정하는 사상이라고 여겼습니다. 지금의 삶을 부정하고, 보이지도 않는 다음 세계, 새로운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삶에 대한 모독에 불과하다고 보았던 것이죠. 그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지금의 이 삶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잠시 시간을 내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내용을 살펴보죠. 이 책의 주인공 격인 차라투스트라는 고대 페르시아의 예언자인 조로아스터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그는 30살이 되는 해에 고향을 떠나 산으로 들어가는데요. 10년간 깨달음의 기쁨을 누렸지만, 자신이 얻은 지혜를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산을 결심하게 됩니다. 산을 내려오던 중 그는 어느 늙은 은둔자를 만납니다. 그는 차라투스트라가 왜 구태여 스스로 얻은 지혜를 나누려 하는지 묻습니다. 사람들은 어차피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할 테고, 그렇다면 그의 노력은 헛수고에 불과하게 될 테니까요. 그러나 차라투스트라는 은둔자에게 대체 당신이 산에서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이냐고 되묻습니다. 그는 노래하고, 울고 웃으며, 신을 찬양한다고 말합니다. 차라투스트라는 그 말을 듣곤 크게 웃으며 산을 내려옵니다. 그리고 생각하죠.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저 늙은 성자는 숲속에 살고 있어서 신이 죽었다는 소문을 듣지 못했나 보다!

그렇다면 신의 죽은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차라투스트라는 마을에 도착해 막 줄타기를 시작하려는 곡예사의 구경꾼 대열에 합류합니다. 그리고 곡예사가 곡예를 시작하기도 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새로운 인간상, 즉 위버멘쉬(Übermensch, ’초인’이라고 번역되기도 합니다)를 제시하죠.

나 너희에게 위버멘쉬를 가르치노라. 사람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지금까지 존재해온 모든 것들은 그들 이상의 것을 창조해왔다. 그런데도 너희는 이 거대한 밀물을 맞이하여 썰물이 되기를 원하며 사람을 극복하기보다는 오히려 짐승으로 되돌아가려 하는가?

여기서 위버(Über)란 ‘뛰어넘는’을, 멘쉬(mensch)는 ‘인간’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위버멘쉬이란 기존의 해로운 전통과 가치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내는 인간을 말하는 것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그가 곡예사의 줄타기에 앞서 흥을 돋우는 광대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를 지켜본 사람들과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니체의 철학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죠. 앞서 이야기했지만 니체가 말하는 ‘신’이란 우리가 기도를 올리는 신 외에도 인류가 떠받드는 다양한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 낡은 도덕과 이성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서양문화를 오랜 기간 지배한 플라톤의 이상주의적 세계관 등이 여기에 해당하죠. 그는 이런 모든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긍정하기 위해 노력하며 스스로의 가치 속에서 성장하는 ‘주인의 도덕’ 또는 ‘강자의 도덕’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죠.

마지막으로 그는 위버멘쉬는 이 세계의 영원회귀함을 받아들인다고 믿었습니다. 영원회귀란 말 그대로 세상 모든 것이 영원히 회귀한다는 믿음을 말합니다. 자연의 모든 과정을 결정하는 유한한 수의 요인들이 존재하므로, 그 수의 가능한 조합들이 존재한다면, 이 수가 다 찬 뒤에는 이전의 조합이 반복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는 이처럼 영원히 창조되며 영원히 파괴되는 세계를 ‘디오니소스적 세계’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는 초인의 태도를 니체는 아모르 파티(amor fati), 즉 ‘운명에 대한 사랑’이라고 이야기하죠.

니체는 오랜 기간 다양한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누군가는 그의 책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과 은유로 가득하다며 손가락질했고,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약 30여 년 동안은 나치즘에 의해 그의 사상이 왜곡되어 설파되기도 했죠. 하지만 인간의 가능성을 믿은 그의 사상은 제1, 2차 세계대전 이후 인간의 가능성을 고민하던 철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존과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방향으로 인간을 나아가게 하고자 한 철학자가 바로 프리드리히 니체였던 것이죠.

내용]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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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1. 인상 깊은 부분

p.15

* 초인은 ‘영원회귀’의 진리를 체득하고, ‘힘의 의지’를 실현시킬 미래의 인간을 가리킨다. ‘슈퍼맨’이라는 의미가 아님에 유의할 것. 어원으로 보나 문맥으로 보나 (다리를) ‘건너간다’는 의미가 강하게 함축되어 있다.

p.16

보라,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친다!

초인은 대지의 뜻이다. 그대들의 의지로 하여금 말하게 하라. 초인이 이 대지의 뜻이 되어야 한다고!

형제들이여, 간곡히 바라노니 대지에 충실하라. 그리고 하늘나라에 대한 희망을 말하는 자들을 믿지 마라! 그들은 스스로 알든 모르든 독을 타서 퍼뜨리는 자들이다.

그들은 삶을 경멸하며 말라죽어 가고 스스로 중독된 자들로, 대지는 이들에게 지쳤다. 그러니 그들이야 죽든 말든 내버려두라!

지난날에는 신에 대한 불경이 최대의 불경이었다. 그러나 신이 죽었으므로, 신에 대해 불경을 저지른 자들도 함께 죽었다. 이제 가장 무서운 것은 이 대지에 불경을 저지르고, 탐구할 수도 없는 것의 뱃속을 대지의 뜻보다 더 높이 존중하는 것이다!

p.48

꾸며대고 신을 갈망하는 자들 가운데에는 언제나 병든 자들이 많았다. 그들은 인식하는 자를 맹렬하게 미워하며, 덕 가운데서 가장 새로운 덕인 정직을 더없이 미워한다.

p.51

* 융의 분석심리학에서 ‘자기(Selbst)’는 한 개인이 자신의 개인성을 넘어 유일자로서 보편적인 인간성을 획득함으로써 도달하게 되는 인간의 전체성 및 완전성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한 개인의 인격적 완성을 위한 목표 개념이 바로 ‘자기’이다.

p.68

차라투스트라가 대답했다. “왜 그렇게 놀라는가? 인간은 나무와 같은 존재가 아닌가. 인간은 높은 곳으로 그리고 밝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하면 할수록 그 뿌리는 더욱더 강인하게 땅 속으로 파고들어 가려 한다네. 아래쪽으로, 어둠 속으로, 심연 속으로, 악 속으로 뻗어나가려 하는 거지.

“그렇지요, 악 속으로!” 하고 젊은이가 소리쳤다. “어떻게 하여 그대는 나의 영혼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까?”

차라투스트라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우리는 영혼을 들여다보지는 못하고 오히려 영혼을 꾸며내는 걸세.”

p.70

그대는 아직도 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대를 원망하고 악의에 찬 눈길을 던지는 다른 사람들도 그대를 고귀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러나 잊지 마라. 고귀한 자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의 길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고귀한 자는 착한 사람들에게도 방해가 된다. 그래서 그를 착한 사람이라고 부르면서도, 사실은 그를 제거하려고 한다.

고귀한 자는 새로운 것과 새로운 덕을 창조하려 한다. 반면에 착한 자는 옛것을 원하며 옛것을 간직하려 한다.

그러나 고귀한 자가 착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위험이 아니다. 오히려 고귀한 자가 뻔뻔스러운 자, 조롱하는 자, 파괴하는 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위험하다.

아, 나는 최고의 희망을 잃어버린 고귀한 자들을 알고 있었다. 희망을 잃은 그들은 이제 드높은 희망이라면 무조건 비방하였다.

p.76

나는 그대들 마음속의 증오와 질투를 알고 있다. 그대들은 증오와 질투를 모를 정도로 위대하지는 않다. 그렇다면 증오와 질투를 부끄러워하지 않을 만큼은 위대해지도록 하라!

그리고 그대들이 인식의 성자가 될 수 없다면 적어도 인식의 전사는 되도록 하라! 인식의 전사는 성스러움의 길동무이자 선구자가 아닌가.

p.84

형제들이여, 그대들은 그들의 주둥이와 욕망이 내뿜는 악취 속에서 질식할 셈인가? 차라리 창문을 깨고 시원한 바깥으로 뛰쳐나가라!

악취에서 벗어나라! 이 인간쓰레기들이 벌이고 있는 우상 숭배로부터 벗어나라!

악취에서 벗어나라! 이들 인간 제물들이 내뿜는 후텁지근한 김에서 벗어나라!

위대한 영혼들에게 대지는 아직도 활짝 열려 있다. 조용한 바다 냄새가 감도는, 그런 자리가 혼자서 혹은 둘이서 은둔하고 있는 자들을 위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위대한 영혼들에게는 아직도 자유로운 삶이 활짝 열려 있다. 참으로, 적게 소유한 자는 그만큼 더 적게 지배된다. 찬양할지어다. 소박한 가난을!

국가가 없어지는 곳, 그곳에서 비로소 인간다운 인간들의 삶이 시작된다. 그곳에서 꼭 있어야 할 자들의 노래, 단 한 번뿐이며 대체할 수 없는 그런 노래가 시작된다.

국가가 없어지는 곳. 그곳을 보라, 형제들이여! 그대들에게 무지개가, 초인으로 이르는 다리가 보이지 않는가?

p.89

그들은 그대의 모든 덕 때문에 그대를 처벌한다. 그들이 진심으로 용서하는 것은 오직 그대의 실책뿐이다.

그대는 온화하고 올바른 마음씨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다. “왜소하게 살아간다고 해서 그것이 그들 탓은 아니다.”라고. 그러나 그들은 옹색한 소견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모든 위대한 존재는 죄다.”라고.

그대가 그들을 온화하게 대하더라도 그들은 경멸당한다고 느낀다. 그리하여 그들은 그대가 베푼 은혜를 은밀한 악행으로 되갚는다.

그대의 말없는 긍지는 언제나 그들의 기분에 거슬린다. 그러므로 그대가 허영심을 부릴 정도로 자신을 낮추기라도 한다면 그들은 기뻐 날뛰리라.

p.95

그대는 벗 앞에서 어떠한 옷도 걸치지 않으려 하는가? 있는 그대로의 벌거벗은 자신을 벗에게 보여주는 것이 그대의 친구에게 영광이란 말인가?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대의 벗은 그대를 악마에게 넘겨주고 싶어 할 것이다!

추호도 자신을 숨기지 않는 자는 다른 사람의 분노를 일으킨다. 그러므로 그대들이 벌거벗는 것을 두려워하는 데에는 까닭이 있다! 그렇다. 그대들이 신이라면 옷을 부끄러워해도 될 테지!

p.96

그대는 노예인가? 그렇다면 그대는 벗이 될 수 없다. 그대는 폭군인가? 그렇다면 그대는 벗을 가질 수 없다.

여인들의 가슴속에는 너무도 오랫동안 노예와 폭군이 숨겨져 있었다. 그러므로 여인들은 아직도 우정을 맺을 수가 없다. 여자는 오직 사랑만을 알 뿐이다.

여인의 사랑에는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모든 것에 대한 불공정함과 맹목성이 들어 있다. 그리고 여인의 지적인 사랑에조차도 빛 이외에 불의의 습격과 번개와 밤이 여전히 들어 있다.

여인에게는 아직도 우정을 맺을 능력이 없다. 여인은 여전히 고양이요 새다. 또는 기껏해야 암소다.

여인에게는 아직도 우정을 맺을 능력이 없다. 그러나 말하라, 그대 남자들이여. 그대들 중 누가 우정을 맺을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아, 그대 남자들이여, 그대들의 영혼은 얼마나 가난하고 인색한가! 그대들이 벗에게 주는 정도라면 나는 나의 적에게도 줄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 때문에 더 가난해지는 일도 없으리라.

동지애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우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p.100

* 고대 페르시아의 배화교를 창시한 조로아스터의 독일어식 이름이 차라투스트라다.

p.104

그대들은 자신을 칭찬하려는 목적으로 이웃이라는 증인을 끌어들인다. 그대들은 증인을 유혹하여 그대들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갖도록 만들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대들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가지게 된다.

자신의 앎과 반대로 말하는 자만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무지를 무시하고 말하는 자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대들은 이웃과 만나 그런 식으로 거짓말을 함으로써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이웃마저 기만하는 것이다.

p.110

그대는 그들을 넘어서 올라간다. 그러나 그대가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질투에 찬 그들의 눈에 그대는 더욱더 왜소하게 보인다. 더군다나 날아서 가는 자는 가장 많은 미움을 받는다.

p.113

여자에게는 모든 것이 수수께끼다. 그리고 여자 문제에 있어서 모든 것은 ‘하나의’ 해결책을 갖고 있으니, 그것은 바로 임신이다.

여자에게 있어서 남자란 하나의 수단이다. 목적은 언제나 아이에 있다. 그렇다면 남자에게 있어서 여자란 무엇인가?

참된 남자는 위험과 놀이, 이 두 가지를 원한다. 그러므로 남자는 위험천만한 장난감으로서 여자를 원한다.

남자는 전투를 위해, 여자는 전사의 휴식을 위해 교육받아야 한다. 다른 모든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지나치게 달콤한 과일을 전사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전사는 여자를 좋아한다. 가장 달콤한 여자라도 그 맛이 쓰기 때문이다.

p.121

창조한 자들보다 더 나은 사람 하나를 창조하려는 두 사람의 의지. 이것을 나는 결혼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의지를 실천하려는 상대방에 대한 외경심을 나는 결혼이라고 부른다.

p.127

참으로, 천천히 죽을 것을 설교하는 자들이 존경하는 저 히브리 사람은 너무 일찍 죽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그의 때 이른 죽음은 많은 사람들의 불운이 되었다.

그가, 이 히브리 사람 예수가 알고 있었던 것은 히브리 사람들의 눈물과 비애, 그리고 착하고 의로운 자들의 증오뿐이었다. 그리하여 죽음에 대한 동경이 그를 엄습했던 것이다.

그가 황야에 머물러 있으면서 어떻게든 착하고 의로운 자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랬더라면 그는 사는 법을 배우고 대지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웃음까지 배웠을 것이다!

내 말을 믿어라, 형제들이여! 그는 너무 일찍 죽었다. 내 나이만큼만 살았더라도 그는 자신의 가르침을 철회했으리라! 그는 철회할 수 있을 만큼 고귀한 자였다!

그러나 그는 채 성숙하지 못했다. 그 젊은이의 사랑은 미숙했고, 인간과 대지에 대한 그의 증오도 미숙했다. 그의 마음과 정신의 날개는 아직도 묶인 채 무거웠다.

p.135

망설이며 오랫동안 손에 든 지팡이를 이리저리 흔들고 있던 그는 마침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변해 있었다.

이제 나 홀로 가려고 한다. 제자들이여! 그대들도 이제 헤어져 제 갈 길을 가도록 하라! 나는 그러기를 바란다.

진실로 바라노니, 그대들은 나를 떠나라. 그리고 차라투스트라에 대항하라! 그리고 더 바람직한 것은 차라투스트라라는 존재를 부끄러워하는 일이다! 그가 그대들을 속였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인식하는 인간은 적을 사랑할 뿐 아니라 벗을 미워할 줄도 알아야 한다.

언제까지나 학생으로 머물러 있는 자는 선생에게 제대로 보답하지 못한다. 그대들은 어찌하여 나로부터 월계관을 빼앗으려 하지 않는가?

그대들은 나를 존경하지만, 어느 날 그 존경이 무너진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 입상(立像)에 깔려 죽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

그대들은 차라투스트라를 믿는다고 말하는가? 그러나 차라투스트라가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그대들은 나의 신도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신도가 어쨌단 말인가!

그대들이 나를 만났을 때, 그대들은 아직도 자신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신도란 언제나 이런 식이다. 신앙이란 이처럼 보잘것없는 것이다.

나를 버리고 그대들 자신을 찾도록 하라. 그리하여 그대들 모두가 나를 부정하게 된다면, 그때 내가 다시 그대들에게 돌아오리라.

참으로, 형제들이여. 그때가 오면 나는 다른 눈으로 내가 잃은 자들을 찾으리라. 또 다른 사랑으로 그대들을 사랑하리라.

언젠가 그대들은 나의 벗이 되어야 하며, ‘하나의’ 희망을 품은 아이들이 되어야 하리라. 그러면 나는 세 번째로 그대들과 함께 하면서 위대한 정오를 축복하리라.

위대한 정오란 인간이 짐승과 초인 사이에 놓인 길의 한 가운데에 서 있을 때이며, 저녁을 향해 나아가는 그의 길을 최고의 희망으로서 축복하는 때이다. 왜냐하면 그 길은 새로운 아침을 향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몰라해가는 자는 자신이 저 너머로 건너가는 자임을 알고 스스로를 축복할 것이며, 그때 그의 인식의 태양은 그에게 정오의 태양이리라.

“모든 신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언젠가 찾아올 위대한 정오에 우리의 마지막 의지가 되기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p.154

그러나 그대에게 고통 받는 친구가 있다면, 그대는 그의 고통이 쉴 수 있는 휴식처가 되도록 하라. 그러면서도 딱딱한 침대, 야전 침대가 되도록 하라. 그래야만 그대가 그에게 가장 필요한 자가 될 것이다.

p.164

그리고 어떤 자들은 한 줌의 정의를 내세우면서 그 정의로 말미암아 만물에 해악을 끼친다. 그리하여 세계는 그들의 불의에 빠져 익사하고 만다.

아, 그들의 입에서 덕이라는 말이 나올 때면 나는 얼마나 불쾌한가! 그들이 “나는 정의롭다.”라고 말하면 내게는 언제나 “나는 복수했다!”라는 말처럼 들린다. 그들은 그들의 덕을 가지고서 적의 눈을 후벼내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을 높이는 것은 오직 다른 사람을 낮추기 위해서다.

p.173

나는 그대들의 거미줄을 찢는다. 그러면 그대들은 분노하여 허위의 동굴 밖으로 몸을 드러내리라. 그리고 그대들의 정의라는 말의 뒤편에서 그대들의 복수심이 튀어나오리라.

인간을 복수심으로부터 구제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는 최고의 희망으로 나아가는 다리이며 오랜 폭풍우 뒤의 무지개다.

그러나 타란튤라는 물론 다른 것을 원한다. “세상이 우리들의 복수심의 폭풍우로 가득 차는 것. 바로 그것이야말로 우리들에게는 정의다.” 그들은 서로 이렇게 말한다.

“우리와 동등하지 않은 모든 자들에게 복수하고 모욕을 주리라. 그리고 평등에의 의지. 이것 자체가 앞으로는 덕의 이름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힘을 가진 모든 것에 반대해 함성을 지르리라!” 타란튤라의 마음을 가진 자들은 이렇게 맹세한다.

그대 평등을 설교하는 자들이여. 무력감에서 오는 폭군의 망상은 그리하여 그대들의 마음속으로부터 평등을 외친다. 그대들의 가장 은밀한 폭군적인 욕망이 덕이라는 말을 가장하고 있다!

p.201

약자는 강자를 섬겨야 한다, 라고 약자는 자신의 의지를 설득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기도 보다 약한 자의 지배자가 되려고 한다. 약자도 이러한 기쁨만은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다 작은 자가 가장 작은 자를 지배하는 기쁨과 힘을 갖기 위해 보다 큰 자에게 복종하는 것처럼, 가장 큰 자도 힘을 위해 헌신하고 목숨을 건다.

p.216

순진무구함은 어디에 있는가? 생식에의 의지가 있는 곳에 있다. 자기 자신을 넘어서 창조하고자 하는 자는 내가 보기에 가장 순수한 의지를 가진 자다.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는가? 내가 모든 의지를 가지고 의욕하지 않을 수 없는 곳에 있다. 내가 사랑하고 몰락하려고 함으로써 하나의 상이 단지 하나의 상으로만 머물지 않는 곳에 있다.

사랑한다는 것과 몰락한다는 것. 그것은 아득한 옛날부터 짝을 이루어왔다. 사랑에의 의지. 그것은 죽음조차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는 그대들 비겁한 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p.248

의지는 과거로 되돌아가 의욕할 수가 없다. 의지가 시간을 부수지 못하고 시간의 욕망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 이것이 의지의 가장 외로운 슬픔이다.

의욕은 인간을 해방시킨다. 의욕 그 자체는 슬픔으로부터 벗어나고 자신의 감옥을 조롱하기 위해 그 어떤 수단을 생각해 내는가?

아, 감옥에 갇힌 모든 수인은 바보가 된다! 감금된 의지도 바보 같은 방식으로 자신을 구제한다.

시간이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는 것. 이것이 의지의 원한이다. 과거에 있었던 것. 이것이 의지가 굴리지 못하는 돌의 이름이다.

그리하여 원한과 불만에 찬 의지는 돌을 굴리고 자신과 같이 원한과 불만을 느끼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복수를 한다.

p.267

“높이 오르려 할 때 그대들은 위를 올려다본다. 그러나 나는 이미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아래로 내려다본다. 그대들 중에 그 누가 웃으면서 동시에 높이 올라와 있을 수 있는가?

가장 높은 산에 오르는 자는 모든 비극적 유희와 비극적 엄숙함을 비웃는다.”

p.271

끊임없이 자신을 아끼기만 하는 자는 결국 그렇게 너무 아끼다 병들고 만다. 그러니 준엄하게 되는 것을 칭송하라! 버터와 꿀이 넘쳐흐르는 땅을 나는 칭송하지 않는다!

많은 것을 보려면 자기 자신을 놓아버릴 줄 알아야 한다.

산을 오르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혹독함이 필요하다.

p. 278

말하자면 용기는, 공격적인 용기는 최상의 살해자다. 왜냐하면 모든 공격 속에는 울려 퍼지는 승리의 음악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가장 용감한 동물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모든 짐승을 극복했다. 승리의 음악을 울리면서 인간은 모든 고통을 극복했다. 인간의 고통은 더없이 깊은 고통이었음에도.

용기는 심연 앞에서의 현기증도 살해한다. 인간이 서 있는 곳 그 어디 심연 아닌 곳이 있던가! 본다는 것 자체가 심연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닌가?

용기는 최상의 살해자다. 용기는 동정도 살해한다. 동정이야말로 가장 깊은 심연임에도 불구하고. 삶을 깊이 통찰하는 만큼 인간은 고통도 깊이 통찰한다.

그러나 용기는, 공격하는 용기는 최상의 살해자다. 이 용기는 죽음조차도 살해한다. 왜냐하면 용기는 “그것이 삶이었던가? 좋다! 그러면 다시 한 번!”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p.301

호의가 있는 곳에 그만큼의 약점이 있고, 정의와 동정이 있는 곳에 그만큼의 약점도 있음을 나는 본다.

그들은 서로 둥글둥글 잘 지내고 정직하고 친절하다. 마치 작은 모래알들이 다른 모래알들과 더불어 둥글둥글 잘 지내고 정직하고 친절하듯이.

작은 행복을 겸손하게 얼싸안는 것, 그들은 이것을 순종이라고 부른다! 그러면서 그들은 어느새 또 다른 작은 행복을 향해 곁눈질한다. 겸손하게.

사실 그들이 한결같이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다. 즉 그 누구로부터도 고통 받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므로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먼저 모든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비겁함이다. 이미 그것이 덕이라고 불리고 있긴 해도.

그리고 그들, 이 왜소한 자들이 거칠게 말한다 하더라도, 나는 거기서 그들의 쉰 목소리만을 들을 뿐이다. 말하자면 살짝 바람만 불어도 그들의 목소리는 쉬고 마는 것이다.

그들은 영리하며, 그들의 덕은 영리한 손가락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주먹이 없다. 그들의 손가락은 주먹 뒤로 기어들어 숨을 줄 모른다.

그들에게 있어서 덕이란 겸손하고 양순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늑대를 개로 만들었고, 인간 자체를 인간 최고의 가축으로 만들었다.

p.304

아, 그대들은 나의 다음과 같은 말을 알아들어야 한다.

“그대들이 의욕하는 바를 언제든 행하라. 하지만 그보다 먼저 의욕할 수 있는 자가 되라!”

“그대들의 이웃을 언제나 자신처럼 사랑하라. 하지만 우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자가 되도록 하라! 커다란 사랑으로 사랑하며, 커다란 경멸로 사랑하라!”

신을 부정하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한다.

p.324

낡은 신들은 이미 오래전에 최후를 고했다. 그리고 참으로 낡은 신들은 착하고 즐거운 신들로서 종말을 고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낡은 신들이 황혼 속으로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건 거짓말이다! 오히려 낡은 신들은 너무 웃어대다가 죽고만 것이다!

그것은 가장 극단적으로 신을 부정하는 말, 즉 “신은 하나뿐이다! 나 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지 마라!”라는 말이 어떤 신의 입으로부터 나왔을 때 생긴 일이었다.

분노의 수염을 단 늙은 신, 질투의 신이 이처럼 자기 분수를 잊었던 것이다.

그러자 모든 신들이 웃었고 그들의 의자에 앉아 몸을 흔들어대며 소리쳤다. “신들은 존재하지만 유일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신성함이 아닌가?”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p.330

특히 착한 자를 지칭하는 자들이야말로 가장 독성이 깊은 파리라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그들은 철모르고 쏘아대며 철모르고 속인다. 그들이 어떻게 나에 대해 공정할 수 있단 말인가!

착한 자들 가운데서 사는 자는 그 동정심 때문에 거짓말을 배운다. 동정심은 모든 자유로운 영혼을 둘러싼 공기를 후텁지근하게 만든다. 착한 자들의 어리석음이란 그만큼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다.

p.334

육욕, 지배욕, 이기심. 이 세 가지는 지금껏 가장 저주받아 왔고 가장 나쁘게 비방되고 왜곡되어 왔다. 하지만 나는 이 세 가지를 인간적으로 제대로 보려고 한다.

p.346

나의 가르침은 이렇다. 언젠가 나는 것을 배우려는 자는 우선 서고 걷고 달리고 뛰어오르고 기어오르고 춤추는 것을 배워야만 한다. 나는 것을 한꺼번에 배우지는 못하는 법이다!

p.353

그대의 이웃들 사이에서도 그대 자신을 극복하도록 하라. 그리고 그대가 자신의 힘으로 빼앗을 수 있는 권리를 남으로부터 받게 되는 일은 없도록 하라!

그대가 하는 일을 그 누구도 그대에게 다시 되풀이하여 돌려줄 수는 없다. 보라, 되갚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자기 스스로 명령을 내리지 못하는 자는 복종해야만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명령을 내릴 수는 있지만, 자기 자신에게 복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아직도 많다!

p.355

아, 이 착한 자들! 착한 자들은 결코 진리를 말하는 법이 없다. 정신에 있어서 이처럼 착하게 된다는 것은 일종의 병이다.

그들, 이 착한 자들은 양보하고 참고 견딘다. 그들의 마음은 다른 사람을 따라서 말하고, 바닥에서부터 복종한다. 그러나 복조하는 자는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지는 않는다.

하나의 진리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착한 사람들이 악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이 함께 모여야 한다. 아, 형제들이여, 그대들은 이러한 진리에 어울릴 만큼 충분히 악한가?

저돌적인 모험, 오랜 의심, 잔인한 부정, 권태, 생동하는 것 속으로 파고듦. 이런 것들이 함께 모이는 것은 얼마나 드문 일인가! 그러나 이러한 씨앗으로부터 진리가 태어나는 법이다!

지금까지 모든 지식은 사악한 양심과 더불어 성장했다! 그러니 부숴버려라, 부숴버려라, 그대 인식하는 자들이여, 낡은 서판을!

p.359

그대들이 어디서 왔는가가 아니라 어디로 가는가 하는 것을 앞으로 그대들의 명예로 삼아라! 그대들 자신을 넘어서서 가려는 그대들의 의지와 그대들의 발, 그것을 그대들의 새로운 명예로 삼아라!

p.400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하나! 아, 인간이여! 귀 기울여라!

둘! 깊은 한밤중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셋! 나는 잠자고 있었다, 잠자고 있었다.

넷! 나는 깊은 꿈에서 깨어났다.

다섯! 세계는 깊다.

여섯! 낮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깊다.

일곱! 세계의 슬픔은 깊다.

여덟! 기쁨은 마음의 고통보다도 더 깊다.

아홉! 고통은 말한다, 사라져라!

열! 그러나 모든 기쁨은 영원하라고 한다.

열하나! 깊고 깊은 영원을 원한다.

열둘!

p.411

아, 이 세상에서 동정하는 자들보다 더 바보 같은 짓을 하는 자들이 어디 있었던가? 그리고 동정하는 자들의 어리석음보다 더 큰 고통을 가져온 것이 이 세상 어디에 있었던가?

자신의 동정심도 뛰어넘지 못하면서 사랑을 하고 있는 모든 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라!

언젠가 악마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에게도 지옥이 있으니, 인간에 대한 사랑이 그것이다.”

또 최근에 나는 악마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신은 죽었다. 인간에 대한 동정 때문에 신은 죽었다.”

p.456

나는 밝게 쳐다보며 정직하게 말하는 모든 것을 사랑한다. 그러나 그대도 잘 알고 있다시피, 그대 늙은 성직자여. 그에게는 그대와, 즉 성직자와 비슷한 점이 있었다. 말하자면 그의 언행은 애매모호했다.

그는 또한 불분명하기까지 했다. 씩씩거리며 격노하는 이자는 우리가 그의 말을 잘못 이해한다고 얼마나 화를 냈던가! 하지만 그는 왜 좀 더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게 우리들의 귀 탓이었다면, 왜 그는 우리들에게 그의 말을 잘못 알아듣는 귀를 주었던가? 우리들의 귀에 진흙이 있었다고 치자. 좋다! 그렇다면 누가 이 진흙을 집어넣었단 말인가?

그자는, 제대로 수련하지 못한 이 도공은 너무도 많은 실패를 저질렀다! 그런데도 그가 자신의 항아리와 피조물을 보고 잘못 만들어졌다면서 복수를 했다는 사실. 그것은 좋은 미감에 거슬리는 죄다.

경건함 속에도 좋은 미감은 들어 있는 법. 그래서 마침내 이 미감이 말했다. “이따위 신은 꺼져라! 차라리 신이 없는 게 낫다. 차라리 혼자 힘으로 운명을 만들리라. 차라리 바보가 되리라. 차라리 내 자신이 신이 되리라!”

p.464

너무나 오랫동안 사람들은 그들의, 이 왜소한 인간들의 권리를 인정해 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에게 힘까지 주었다. 그리하여 이제 그들은 ‘왜소한 인간들이 선이라고 부르는 것만이 선하다.’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그 자신이 왜소한 인간 출신인 저 설교자가 말했던 것, 즉 자기 자신을 두고 ‘내가 진리다.’라고 증언했던 저 기이한 성자요 왜소한 인간들의 대변자가 말했던 것이 오늘날 진리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p.505

여자 같은 자, 노예 출신인 자, 특히 천민이라는 잡동사니, 이런 자들이 이제 모든 인간 운명의 주인이 되려고 한다. 아, 역겹다! 역겹다! 역겹다!

이런 자들은 지치지도 않으면서 묻고 또 묻는다. “어떻게 해서 인간은 가장 좋게,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안락하게 보존될 수 있는가?” 이렇게 물음으로써 그들은 오늘의 주인이 된다.

오늘을 지배하는 이들 주인을 극복하라. 아, 형제들이여, 이 왜소한 자들을. 이런 자들이 초인에게 가장 커다란 위험이 된다.

극복하라, 그대들, 차원 높은 인간들이여, 자잘한 덕을, 가소로운 재치를, 모래알 같은 조바심을, 개미떼 같은 잡동사니를, 가련한 자기만족을, 최대 다수의 행복을!

그리고 굴종하느니 차라리 절망하라. 참으로 나는 그대들이 오늘을 살 줄 모른다는 점 때문에 그대들을 사랑한다. 그대들, 차원 높은 인간들이여! 그렇기 때문에 그대들은 가장 잘 살고 있는 것이다!

p.513

한 사물이 귀한 종에 속하면 속할수록, 그것이 성공할 가능성은 더 적어진다. 그대들, 여기에 있는 차원 높은 인간들이여, 그대들 모두는 실패작이 아닌가?

용기를 내라, 그게 어쨌단 말인가! 얼마나 많은 일이 아직도 가능한가! 마땅히 웃어야 하는 방식으로 그대들 자신을 비웃는 것을 배우라!

그대들이 실패했고 반밖에 성공치 못했다 하더라도 무엇이 이상한가, 그대들 반쯤 파멸한 자들이여! 그대들 속에서 거세게 밀치며 다가오지 않는가, 인간의 미래가?

인간의 가장 멀고 가장 깊고 별처럼 가장 높은 것, 인간의 엄청난 힘. 이러한 모든 것이 그대들의 항아리 속에서 서로 부딪치며 거품을 내고 있지 않은가?

p.553

물론 아이들처럼 되지 않고서는 그대는 저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그러고 나서 차라투스트라는 두 손으로 위쪽을 가리켰다.)

하지만 우리는 털끝만큼도 하늘나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 우리는 성숙한 어른이 되었다. 우리는 지상의 나라를 원하고 있다.

p.567

이제 스스로 이 노래를 불러보라. 노래의 제목은 다시 한 번이고, 노래의 의미는 모든 영원 속으로! 이다. 노래하라. 그대들, 차원 높은 인간들이여, 차라투스트라의 돌림 노래를!

아, 인간이여! 주의를 기울여라!

깊은 한밤중은 무엇을 말하는가?

“나는 잠들어 있었다. 나는 잠들어 있었다.

깊은 꿈에서 나는 깨어났다.

세계는 깊다.

낮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깊다.

세계의 고통은 깊다.

쾌락은 마음의 고통보다도 더 깊다.

고통은 말한다. ‘사라져버려라!’

하지만 모든 쾌락은 영원을 원한다.

깊디깊은 영원을 원한다!”

p.575 작품해설

니체는 서슴없이 떠나는 사람이며, 떠나라고 끊임없이 말하는 철학자다. 희미하게라도 이성의 자유에 이른 자는 지상에서 스스로를 방랑자 이외의 어떤 것으로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종 목표가 어디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그런 목표 따위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니체의 분신 차라투스트라 또한 여행자다. 차라투스트라가 보기에 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다리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목표가 없다는 것은 돌아가 안주할 곳이 없음을 말한다. 자기 손으로 이미 자기 집을 파괴해 버렸던 것이다. 한 손에 청진기 다른 손에 망치를 든 채 자유정신을 가두어놓았던 형이상학의 견고한 성과 그 모든 우상과 종교적 독단을 진단하고 두들겨 부수었기 때문이다.

p.577 작품해설

그러므로 우리 현대인들은 수천 년에 걸쳐 양심을 찢어발기고 자신의 타고난 동물성을 학대한 상속인이다. 요컨대 양심의 가책은 하늘로부터 주어진 것이 아니며, 타고난 원죄라는 것도 그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과 악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다시 극복되어야만 한다. ‘신은 죽었다!’라는 선언은 이러한 의미다. 신이 존재하는 것은 그가 위대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빈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니, 인간이 스스로를 빈약한 존재로 오해했던 것이다.

p.578 작품해설

그러나 건강한 자는 가치의 기준을 스스로 정하고 그것에 따라 사물과 행동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건강한 자의 최고 형상이라고 할 수 있는 초인은 말종인간과 대척점에 있는 존재다.

p.580 작품해설

신의 죽음은 인간적 형태의 온갖 우상 숭배의 종식을 의미한다. 차라투스트라가 신의 죽음을 전하는 곳에서 초인을 가르치려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초인으로의 변신은 자기 바깥에 가치의 기준을 두고 그것에 복종해 온 인간이 마침내 노예 생활을 끝내고 자기 가치의 주인이 됨을 말한다. 초인은 문자 그대로 넘어서 나아가며 끊임없이 한계와 제약을 돌파해 나가는 커다란 육체적 이성의 주체다.

인간의 미래에 대한 니체의 비전은 긍정적이다. 니체는 『선악의 저편』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에게 인간은 지상에서 그와 비견될 만한 것이 없는 유쾌하고 용기 있고 창의적인 동물이다. 이 동물은 어떤 미궁에 있어도 여전히 가야 할 올바른 길을 찾아낸다.”

p.581 작품해설

“같은 강물에 발을 담그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유명한 질문을 던진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를 이어받은 니체는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통해 영원회귀를 이렇게 설명한다. “모든 것은 가고 모든 것은 되돌아온다. 존재의 수레바퀴는 영원히 굴러간다. 모든 것은 죽고, 모든 것은 다시 꽃피어난다. 존재의 세월은 영원히 흘러간다. 모든 것은 꺾이고 모든 것은 새로이 이어간다. 존재의 동일한 집이 영원히 세워진다. 모든 것은 헤어지고 모든 것은 다시 인사를 나눈다. 모든 순간에 존재는 시작한다. 모든 ‘여기’를 중심으로 ‘저기’라는 공이 회전한다. 중심은 어디에나 있다. 영원의 오솔길은 굽어 있다.”

이러한 영원회귀의 무상함을 담아낼 수 있는 유일한 형식이 ‘긍정’이다. 허무주의의 원천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영원회귀를 ‘다시 한 번!’ 하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인간에게 고유한 ‘용기’다. 자기 목구멍 속으로 기어들어 와 물고 늘어지는 뱀의 대가리를 과감하게 물어뜯어 버리는 용기, 그것이 차라투스트라를 초인의 경지로 변신케 하고, 힘의 의지와 영원회귀 사이의 불협화음적인 긴장을 더 높은 원리인 디오니소스의 유희로 해소하게 하는 동력이다.

2. 읽고 나서

너무나 유명한 책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이제야 읽은 것을 다소 간에 부끄럽게 생각하긴 합니다만, 읽는 내내 ‘이걸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은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저도 읽다가 도중에 한 번 포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읽었습니다… 어쨌거나 완독을 하고 나니 마치 명산名山을 등반한 기분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이런 얘길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내린 결론은 ‘만약 니체가 현시대에 태어나 이 책으로 유명작가가 된다면, 그는 아마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것이다.’입니다.

니체는 1844년에 태어나 1900년에 사망하였습니다. 비교적 짧은 삶을 살았습니다. 특히나 말년에는 오랫동안 정신병을 앓았다고 합니다. 초인을 부르짖었으나 육신이라는 말이 정신이라는 기수의 마음과는 다르게 너무 일찍 주저앉은 것 같습니다.

책의 내용을 보신 분들은 느끼시겠지만, 이 책에는 기본적으로 기독교에 대한 깊은 혐오감과 더불어, 여성과 오늘날 PC(Political Correctness)를 옹호하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가 아주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특히 니체의 개인사 중에서, 니체가 살로메라는 여인에게 두 번이나 청혼을 했다가 두 번 모두 거절당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두 번째 거절 이후 니체가 이탈리아 각지를 전전하면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첫 부분을 구상했다고 하니 니체의 마음이 어떤 상태였을까에 대해서는 다소간에 짐작이 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에 포스팅 한 적이 있었던 조던 피터슨 교수의 『12가지 인생의 법칙』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이 책에서도 인간의 악한 본성에 대한 긍정과 더불어 PC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저자의 생각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도구적 측면에서는 조던 피터슨 교수가 니체보다 훨씬 세련됐습니다. 조던 피터슨 교수는 ‘데이터’를 가지고 얘기하기 때문이죠(물론 사회과학분야에서의 데이터가 가지는 한계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체의 책을 읽으면서,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입고 있는 옷과 다루고 있는 도구가 달라질 뿐이지, 꽤 비슷한 내용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일취월장』 과 『완벽한 공부법』의 저자들이신 고영성 작가님과 신영준 박사님의 유튜브 채널 ‘뼈아대’를 즐겨보는 편입니다. 얼마 전 고영성 작가님께서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대하여 개인의 동기부여 측면에서는 정말 좋은 책이지만, 리더에게 좋은 책은 아니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역시 그런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에 기꺼이 맞서고, 나약함을 거부하고, 스스로 진보할 수 있다고 믿는 의지를 갖는다는 것은 개인에게 너무나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나약함’에 대해 정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죠.

실제로 니체의 여동생 엘리자베스 포스터는 니체가 말년에 정신병으로 오락가락하고 있을 때 니체의 사상을 왜곡하여 히틀러를 찬양하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히틀러는 자신의 범죄를 ‘초인’이라는 개념 하에서 정당화하고, 더욱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사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책을 읽는 동안 히틀러가 분명히 니체의 사상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였는데,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실제로 영향을 끼쳤더라고요. 물론 둘 사이의 연결고리는 여동생의 몫이었지만 말이지요.

개인에게 있어서는 충분히 자신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끔 하는 동력으로써 ‘초인’의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상당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더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사회지도층의 아젠다가 되는 순간 엄청난 파열음과 함께 희생자들이 속출하기 마련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라는 책을 좋아합니다. 페미니즘 서적으로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을 넘어 모든 인간들이 잊지 말아야 할 지혜를 알려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각자가 연간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을 가진다면,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와 자유의 습성을 가지게 된다면, 그때에 기회가 도래하고 셰익스피어의 누이였던 그 죽은 시인이 종종 스스로 내던졌던 육체를 걸치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연간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이라는 것은 타인에 대한 예속이나 굴종 없이 스스로의 의지와 욕구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자립능력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니체가 말한 초인이 지향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능력은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유용한 것이고, 필요한 것이니까요.

이 책은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되는 책이라고 결론짓고자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의지를 불태울 훌륭한 도화선이 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혐오를 정당화하는 몽둥이가 될 책입니다.

자신의 중용中庸을 믿는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일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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