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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세계관/스토리 총정리 | 루리웹 게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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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세계관/스토리 총정리 | 루리웹 게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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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하자! 오버워치 스토리 총정리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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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보관소 – 오버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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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보관소 난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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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보관소 - 오버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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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행] 오버워치는 왜 여태껏 스토리 전개를 안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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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행] 오버워치는 왜 여태껏 스토리 전개를 안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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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스토리가 있는 동영상 모음 ::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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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스토리가 있는 동영상 모음 ::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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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세계관/스토리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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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 로봇 제조 산업 분야에 혁신이 일어난다. <옴니카 코퍼레이션>이라는 이름의 기업 덕분이었다. 자동 건설 기계와 자체 지식 습득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탑재한 옴니카의 거대 공장들은 특허를 얻어 ‘옴니움’이라는 이름 아래 시장에 등장했고, 각 대륙에 설립되었다. 이를 통해 세계는 당장이라도 경제적 황금기에 돌입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아 세계 독립 분석 기관은 옴니카가 약속했던 성장과 생산량을 절대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옴니카 코퍼레이션은 수사를 받고 사기 혐의가 입증되어 강제로 폐쇄되었다. 옴니움도 마찬가지로 운영이 정지되었다. 그리고 십여 년이 흐른 어느 날, 어째서인지 옴니움은 스스로 깨어나 인류를 상대로 군사 작전을 개시했다. 이른바 ‘옴닉 사태(Omnic Crisis)’였다.

2040년대에 벌어진 기계 로봇의 반란 <옴닉 사태>

최초로 습격을 받은 러시아는 인간이 직접 탑승해 조종하는 거대한 로봇을 만들어 대응했다. 미국은 강화 군인 프로그램을 이용했으며, 독일은 중장갑을 입힌 크루세이더즈라는 일종의 정예부대로 옴닉에 맞섰다. 물자와 병력이 부족했던 이집트는 자국의 최정예 저격수들로 옴닉에 대항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최고의 군사력을 갖췄다 믿었던 국가도 단 하나의 옴니움조차 영구히 정지시키지 못했다. 한때 인류가 축복했던 로봇의 지식 습득력은 악몽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호주는 자국을 파괴한 옴닉들에게 내륙을 내주고 거주민들의 폭동으로 핵 융합로가 파괴되는 등 세기말을 연상시키는 끔찍한 사회가 도래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옴니움은 옴니카 코퍼레이션의 명령 하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옴니움의 공습에는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은 단순히 인류를 공격했고, 인류가 이해할 길은 없었다.

의문으로 남아버린 인류와 기계의 첫 전쟁의 원인

다만 몇몇 군인들과 전략가들은 이 전혀 새로운 방식의 전쟁에 놀랍도록 잘 대응했다. UN은 암암리에 그들 일부를 소집해 옴닉 근거지에 큰 타격을 입히는 것을 목표로 스페셜 팀을 꾸렸다. 미국의 강화 군인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군인 잭 모리슨과 가브리엘 레예스, 이집트의 최정예 저격수 아나 아마리, 독일의 크루세이더즈 라인하르트 빌헬름, 스웨덴의 천재 기술자 토르비욘 린드홀름, 동양인 랴오 장. 이렇게 6인으로 구성된 이른바 <오버워치>라는 팀이었다. 이들은 수차례의 위험한 전투에서 희생정신과 영웅심을 발휘하여 옴닉들의 제어 프로토콜을 모두 파괴하고 그들의 군대를 무너뜨렸다. 덕분에 옴닉 사태는 마침내 종결될 수 있었고, 오버워치는 그렇게 전설이 되었다.

오버워치 원년멤버 6인. (랴오는 아직 정식 공개되지 않았다.)

옴닉 사태 이후 오버워치는 한동안 지구 평화유지군으로 재편성되어 세계에 강한 영향력을 미쳤다. 이때 UN은 잭 모리슨을 공식 사령관으로 임명했는데, 사실 연공 서열상으로는 오버워치의 지휘관이었던 가브리엘이 리더를 맡는 게 자연스러웠으나 외교 감각이 필요한 국제기관의 사령관이 필요했기에 이례적으로 결정한 일이었다. 이후 강습 사령관 모리슨 예하의 오버워치는 범세계적 평화유지군으로써 세계의 치안을 담당했으며 뿐만 아니라 기술 혁신에도 앞장서 우주 탐험, 의료 연구 등 여러 과학 분야에서도 눈부신 발전을 일궈냈다.

잭 모리슨이 오버워치 강습 사령관으로 선출된 후 가브리엘은 오버워치 산하의 비밀 기관 <블랙워치>를 신설했다. 블랙워치는 암살, 파괴공작 등 오버워치가 양지에서는 할 수 없는 음지의 일을 전담했다. 이 당시 가브리엘은 잭 모리슨이 오버워치의 얼굴 역을 하고 정치적인 일을 맡아주며 자신을 대변해주는 것에 고마움을 느꼈으며, 둘 사이의 갈등은 없었다.

사진 가운데 소녀는 아나의 딸 ‘파라’이며 오른쪽 끝의 여성은 의학자 ‘메르시’다.

2050년대의 어느 날, 블랙워치는 애쉬라는 여성이 이끄는 미국 갱단 ‘데드락’ 소탕 작전에 투입되었다. 가브리엘을 필두로 한 블랙워치의 요원들은 함정 수사를 펼쳐 이들이 66번 국도에 본거지를 두고 있음을 알아낸 후 그곳에서 결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가브리엘은 갱단의 일원인 맥크리라는 남자를 체포하게 된다. 맥크리는 비록 데드락의 일원으로써 죗값을 치러야 하는 인물이었지만, 사격 실력이 뛰어났으며 지략이 남달랐다. 이러한 맥크리의 유능함을 알아본 가브리엘은 맥크리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종신형에 처해질 것인지, 아니면 블랙워치에 합류할 것인지를. 맥크리는 블랙워치 합류를 택했다. 단순히 면피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것이 자신이 데드락 시절 저질렀던 죄악을 씻어내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버워치 산하에 <블랙워치>를 신설한 가브리엘 레예스.

한편으로 블랙워치는 일본에서 대규모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범죄 조직이자 암살자 가문 ‘시마다 일족’을 무너뜨릴 계획을 가졌다. 이때 시마다 일족 수장의 둘째 아들 시마다 겐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문의 업을 계승하자는 친형 시마다 한조의 권유를 거부하고 갈등하다가 형의 손에 의해 죽음 직전에 이르는 상황에 처한다. 그런 겐지의 목숨을 구한 것은 뜻밖에도 오버워치의 의무관인 메르시였다. 스위스 출신의 의학 장교 메르시는 다친 이들을 치료하는 치유사이면서 동시에 자신이 직접 개발한 발키리 슈트로 사람들을 구하는 역할도 마다않는 전장의 영웅이었다. 그녀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구한 겐지는 일족에 대한 복수심에 휩싸였고, 블랙워치는 그런 겐지가 시마다 일족과의 전쟁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그에게 블랙워치 영입 제안을 했다. 그 대가로 겐지가 제공받은 것은 기계로 된 새로운 육체였다. 이후 겐지는 사이보그화되어 더 민첩해졌고, 더 강력한 닌자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인간 병기로 다시 태어난 겐지는 블랙워치를 도와 한동안 시마다 일족을 무너뜨리는 임무에 매진한다.

또한 가브리엘은 유전학에 관련된 도움이 필요해 아일랜드의 유전 공학자 모이라 오디오런을 블랙워치에 추가로 고용했다. 당시 모이라는 학계에서 윤리적 문제로 공격을 받고 있던 상황이라 오버워치는 그의 영입 사실을 대외적으로 비밀에 부쳤고, 때문에 모이라는 은밀한 곳에서 블랙워치를 위해 신무기와 신기술을 개발해야 했다. 이처럼 블랙워치는 구성원을 차근히 늘려갔으나 악명 높은 미국 갱단과 일본 범죄 일족의 일원, 윤리적 문제로 지탄을 받던 매드 사이언티스트 등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을 만한 멤버가 대부분이었다.

극비리에 멤버를 하나 둘 늘려가는 블랙워치.

그동안 오버워치는 양지에서도 출중한 능력의 신입 요원들을 새로이 받아들였다. 예를 들면 영국 출신의 전투기 파일럿 트레이서가 그랬다. 과감한 비행 기술로 명성을 떨치던 그녀는 차세대 순간 이동 전투기의 프로토타입, 슬립 스트림의 실험 대상으로 선발되었다. 하지만 첫 비행에서 전투기는 순간 이동 매트릭스의 오작동에 의해 사라져 버렸고, 그렇게 그녀는 사망한 것으로 여겨졌다.

트레이서는 수개월 후에 다시 나타났다. 그러나 그녀가 겪은 비극적인 사고는 그녀를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트레이서의 분자 구조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일종의 살아 있는 유령이 되었고, 그렇게 시간과 분리된 상태로 그녀는 수시로 몇 시간, 또는 며칠간 사라지며 고통받게 되었다. 심지어 잠깐 현재에 있을 때에도 물리적인 형태를 유지할 수 없었다.

누구보다 발전된 기술을 가진 오버워치의 의료진과 과학자들조차도 처음 겪어 보는 이 특이 사례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윈스턴이라는 오버워치 소속 과학자가 트레이서를 현재에 묶을 수 있는 시간 가속기를 개발하며 상황은 반전을 맞았다. 윈스턴은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천재 고릴라이자 인류 잠재력의 강력한 옹호자였다. 그의 시간 가속기 덕분에 트레이서는 자신의 시간을 조종해 마음대로 속도를 높이거나 줄일 수도 있게 되었다. 새로 얻은 이 능력과 함께, 트레이서는 오버워치의 핵심 요원 중 하나로 거듭났다.

오버워치의 공식 멤버로 합류한 트레이서와 윈스턴.

오버워치는 사람들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따라 오버워치는 필연적으로 데드락 갱단, 시마다 일족 등 안전과 평화를 해치는 각종 범죄 조직과 충돌해야 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탈론>이라는 조직은 오버워치와 직접 전쟁까지 벌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자본과 군사력을 갖추고 있어 충돌의 여파가 심각했다.

탈론은 끊임없이 세계에 분쟁을 일으킴으로써 인류와 사회를 단련하고 진보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한마디로 ‘전쟁발전론’을 고수하는 고전적인 이념의 테러 집단이었다. 이들은 이를 위해 납치 및 세뇌, 암살, 강도, 도굴 등 일체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며 인간과 옴닉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며 오버워치와도 끊임없이 대립했다.

사실 세상에 탈론과 같은 세력이 생겨난 것은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오버워치가 세상의 영웅으로써 활약하고 있었지만, 지나친 도덕주의를 고수하는 오버워치를 못마땅해 하던 여론은 밑바닥에 언제나 깔려 있었다. 이러한 여론을 이용해 이미 다져져 있던 입지를 굳히거나 세력을 한층 더 키우는 누군가가 나타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탈론은 그러한 사람들을 위한 이익 집단으로도 활동했다. 탈론은 그 이기심을 채워 주는 과정에서 전쟁, 무기 및 불법 약품의 유통, 과학 기술의 악용 등을 저지름으로써 전 세계에 퍼진 어둠의 근간을 이룬다. 덕분에 그들 조직의 규모는 오버워치만큼이나 크고, 자본 및 기술력은 오버워치와 막상막하이며, 운영 또한 오버워치처럼 군사적 체계를 갖춰 이뤄졌다.

인류와 옴닉 사이의 화합을 가로막는 대규모 테러리스트 군벌 <탈론>

탈론은 오랜 기간 동안 각지에서 오버워치와 격돌했다. 2060년대, 탈론의 고위 인사인 안토니오 바르탈로티는 노르웨이의 오슬로에 있는 오버워치 기지 및 이탈리아의 로마에 있는 블랙워치 본부에 일어난 폭탄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었다. 블랙워치 본부 폭발 사건은 수많은 사람들을 죽거나 크게 다치게 했다. 블랙워치의 가브리엘은 오버워치의 잭 모리슨 사령관에게 ‘오버워치다운 올바른 방식대로 사법 처리가 완료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라며, 조직이 직접 나서야만 탈론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모리슨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으나 가브리엘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여전히 정규 사법 절차를 통해 적을 심판해야 한다는 모리슨과 달리, 국제사회와 각국 정부의 승인이 없더라도 블랙워치가 뒷세계에서 더 적극적으로 탈론을 공격해야 한다고 결심한 것이다. 비록 모리슨의 동의를 구하지는 못했으나 가브리엘은 블랙워치 조직의 목표대로 또 하나의 정의를 실현시키고자 블랙워치만의 비밀 작전을 세웠다. 이 작전을 함께할 요원들로 가브리엘은 맥크리, 겐지, 모이라를 소집하여 수송선을 타고 안토니오의 본거지인 베네치아에 잠입한다.

베네치아 비밀 작전을 위해 도시 구조를 살펴보는 블랙워치 요원들

작전의 골자는 안토니오를 납치하여 감옥에 가둔 뒤 안토니오에게서 탈론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캐내는 것이었다. 가브리엘과 모이라, 맥크리, 그리고 겐지는 안토니오의 아지트에 감시 장치를 설치하고 맥크리를 웨이터로 위장 취업시켜 작전 수행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얻기도 하는 등 차근히 작전을 완성시켜 나갔다.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최적의 조건이 갖추어지자 네 사람은 탈론이 본거지로 삼은 건물에 숨어들어가 탈론 잡졸들을 시원하게 쓸어버리고 마침내 안토니오의 방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안토니오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블랙워치 요원들을 손님을 맞이하는 태도로 웃는 얼굴로 대했다. 이러한 대담함은 그의 막강한 자본력, 그리고 정치계 인사들과 맺은 탄탄한 연줄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안토니오는 블랙워치가 자신을 체포한다면 오버워치가 무고한 기업가를 납치했다는 보도가 전 세계에 퍼질 것이고, 어차피 자신은 감옥에 갇혀도 친구들이 일주일이면 풀어줄 것이라며 가브리엘을 도발했다.

언론과 정재계를 장악해 여유를 보이는 탈론의 고위 간부 안토니오.

그러나 가브리엘의 다음 행동은 안토니오의 예상과 달랐다. 가브리엘은 안토니오를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했다. 맥크리는 가브리엘에게 이 계획이 아니었지 않냐고 강하게 항의했지만 이미 상황은 되돌릴 수 없었다. 직후 건물 내부 전체에 경보음이 울렸고, 작전의 내용은 완전히 뒤집어졌다. 납치 작전이 탈출 작전으로 바뀐 것이다. 조직의 고위 인사가 총살당했기에 탈론은 베네치아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수많은 병사들을 베네치아에 투입하여 가브리엘 일행을 철저히 죽이려 들었다. 다행히 블랙워치 일행은 힘을 합쳐 탈론 병사들을 물리치고 수송선에 탑승하여 모두 생환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온 도시를 깨워버릴 만큼의, 상부의 승인도 받지 않은 채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는 독단적인 군사 활동을 벌인 탓에 비밀 군사 조직 블랙워치의 존재는 온 세상에 알려지고 말았다.

베네치아 사태를 계기로 블랙워치의 정체 및 그들이 지금까지 벌여온 행적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민간과 언론에 모조리 폭로되었다. 충격적이게도, 세상에 빛을 비추며 희망을 지켜주어 왔던 오버워치가 그동안 드리운 그림자는 대중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짙었다. 납치, 고문, 암살, 부정부패와 부실경영, 무기 확산, 인권 피해 등… 오버워치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UN 또한 각국에서 오버워치의 해체를 요구받았고, 결국 UN 특별위원회가 발족되어 오버워치는 길고 긴 감사에 들어가게 된다.

사회적 신뢰가 무너져버린 오버워치

UN 감사가 진행되던 어느 날, 스위스 오버워치 본부에서 원인불명의 폭발이 일어난다. UN은 이를 단순한 사고로 간주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 일은 바로 모리슨과 가브리엘 사이의 분쟁 끝에 일어난 것이었다. 두 사령관이 왜 분쟁을 일으켰는지, 어떤 세력 구도 하에 일어난 일인지 알려진 바는 없었다. 이후 오버워치는 계속된 감사와 수사 끝에 결국 해체되었으며, 앞으로 오버워치와 같은 초법적 단체의 결성 자체를 금지하는 ‘페트라스 법’이 제정되어 요원들은 각자 갈 길로 흩어졌다. 모리슨에게는 국장이 치러졌고, 가브리엘은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두 남자는 모두 죽지 않았다. 가브리엘 레예스는 리퍼라는 이름으로 바꾼 채 모이라와 함께 탈론의 수뇌부인 <탈론 협의회> 구성원 중 하나가 되었다. 그는 블랙워치 사령관일 때의 경험과 통솔력을 발휘해 탈론의 일원으로써 오버워치 요원들을 말살하는데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잭 모리슨 역시 솔저:76이라는 코드네임으로 암암리에 활동하며 조직을 배신한 리퍼의 흔적을 쫓았다. 두 남자는 서로에게 원수나 다름없었다.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두 남자 사이의 과거

탈론 협의회에는 리퍼와 모이라 외에도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물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탈론의 사상에 심취한 나이지리아 무술가 출신의 용병 둠피스트, 카지노 운영을 주력으로 하는 재력가 옴닉 막시밀리앙, 인도 남부의 건설 대기업 <비슈카르>의 간부인 산제이 코팔 등. 탈론은 조직의 신념에 공감한다면 어떠한 인종차별이나 옴닉 차별도 없이 폭넓게 인재를 기용하여 세력을 넓혀갔다. 다만 조직을 배신한 전투 의무병 바티스트와 같은 자들에게는 자비를 베풀지 않았고, 때문에 바티스트는 전 세계를 떠돌며 탈론의 위협으로부터 몸을 숨겨야 했다.

다양한 인재풀로 구성된 탈론 협의회

이들과 반대로 인간과 옴닉의 화합을 위해 노력을 하는 단체도 있었다. <샴발리 수도회>가 그 대표적인 집단이었다. 전쟁 이후 일부 옴닉은 네팔의 히말라야 산맥에 샴발리 수도회를 건설해 공동생활을 시작했다. 그중 테카르타 몬다타라는 옴닉 수도회의 수장은 명상 끝에 깨달음을 얻고 인간과 옴닉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활동을 개시했다. 그는 인공지능인 옴닉에게도 영혼과 자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서, 인류와 옴닉이 조화로운 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가르침을 전파하며 옴닉 사태 이후의 혼란스럽고 불안에 휩싸인 세계를 치유하는데 앞장섰다. 물론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옴닉 극단주의 단체인 <널 섹터>의 반란 사건 때문에 납치당하는 등 수난을 겪기도 하던 몬다타는 런던에서 인간과 기계의 공존을 역설하는 연설을 하던 도중 탈론이 보낸 저격수에게 저격당해 결국 사망하고 만다.

오버워치 사회에 큰 충격이 된 몬다타 암살 사건

몬다타를 저격한 탈론의 저격수 위도우 메이커는 본래 탈론과의 전쟁을 지휘하던 오버워치 소속 요원 제라르의 아내였다. 탈론은 처음에는 제라르를 노렸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가자 방법을 바꾸어 그의 프랑스인 아내인 아멜리를 납치하고 고문하여 세뇌시켰다. 이후 아멜리는 평범해 보이는 모습으로 오버워치 요원들에게 발견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주 후, 제라르는 잠을 자던 도중 자신의 부인에게 암살당했다. 또한 오버워치의 저격수 아나는 그런 아멜리를 보고 당황하다 그녀가 쏜 총에 치명상을 입고 오른쪽 눈을 잃은 채로 한동안 회복과 안전을 위해 은둔해야 했다. 생리학적 기질이 근본적으로 바뀌어 피부가 창백한 푸른빛으로 변하고 감정을 느끼는 능력마저 약화된 위도우 메이커는 이후 탈론에서 가장 냉혹한 암살자로써 암약하게 된다.

비록 몬다타의 삶은 길지 않았지만, 그의 존재는 이후 인간과 옴닉 양측에 많은 이념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세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이들 테러 단체뿐만이 아니었다. 옴닉 사태 종결 후 10여 년 정도가 흐른 어느 날, 동중국해 바다 깊은 곳에서 거대 옴닉이 느닷없이 출현했다. 동중국해는 대한민국 제주도 남쪽부터 대만, 중국, 일본이 모두 접하고 있는 서태평양의 연해였다. 통칭 ‘귀신(Gwisin)’이라 명명된 이 정체불명의 거대 전투 옴닉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을 공격했다. 대한민국은 자신들의 국방력만으로 이를 퇴치했으나 이후로도 몇 년에 한 번 꼴로 출현하는 해양 거대 옴닉 때문에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창원시, 거제시, 포항시를 비롯해 반도의 각종 해안 도시들은 괴멸적인 피해를 입어야 했다.

이러한 일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비슷한 일들이 산발적으로 발생했고, 이는 제2차 옴닉 사태라 불리며 장기화되었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옴닉의 위협에서 상시적으로 대비하고자 육군본부 예하 직할대로 중장갑 무인 조종 로봇 부대를 새롭게 창설했다. 바로 ‘MEKA(Mobile Exo-Force of the Korean Army)’라 불리는 기동 기갑부대였다.

대한민국이 자체적으로 창설한 대 옴닉 부대, MEKA

MEKA는 본래 사람이 조종하지 않는 무인기를 주력으로 사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동중국해 바닷속에 위치한 옴니움의 지속적인 진화로 인해 무인기의 조종 네트워크가 교란 및 해킹당하여 무인기 조종이 불가능해지자, 결국 그들은 파일럿이 직접 들어가 싸우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뛰어난 반사 신경과 직감을 갖춘 프로게이머도 조종사로 선발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린다. (프로게이머로만 부대를 이룬 게 아니라 프로게이머도 파일럿으로 받았다는 것)

곧 최고의 선수들이 국군에 선발되었고, 그중에는 세계 챔피언 송하나(D.Va)도 있었다. (디바는 송하나가 프로게이머 시절부터 사용하던 닉네임이며 그녀가 조종하는 메카의 이름은 ‘토끼’다.) 송하나는 자신이 맡은 임무 또한 일종의 게임처럼 여기며 조국을 지키기 위해 언제든 출동하여 다른 대원들과 함께 대담하게 전장에 돌진했다. 한편으로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 자신의 전투를 스트리밍하기 시작했고, 추종자가 점점 늘어감에 따라 세계적인 인기까지 얻게 되었다.

미국 사이트에서 투표한 ‘오버워치에서 가장 섹시한 여캐’ 1위 송하나

송하나의 곁에는 박대현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대현은 하나가 속한 군부대의 정비공으로, 그동안 송하나가 겉으로 보이는 밝은 모습과 다르게 얼마나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진지하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가장 잘 이해하는 파트너였다. 송하나는 대현 덕분에 휴가도 가지 않고 국방의 의무에 매진하는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

대현아, 알지?

한편 탈론 세력의 힘을 뒤에 업은 리퍼는 계속해서 오버워치 멤버들의 흔적을 추적해 나갔다. 그가 우선 주목한 것은 흩어진 전 오버워치 멤버들의 정보가 남아 있는 영국령의 지브롤터 기지였다. 탈론은 그것을 빼돌리려 했고, 다행히 기지에 상주하던 윈스턴과 그의 파트너 AI인 아테나의 기지로 가까스로 막아냈다. 그러나 일부 요원들의 정보는 결국 유출되어 몇몇이 리퍼 손에 살해당하고 만다. 이에 윈스턴은 중대한 결정을 한다. 페트라스 법의 영향을 받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오버워치의 멤버들을 다시 소집하여 비공식적으로 오버워치를 재결성하고자 한 것이다. 오버워치 멤버들이 이대로 하나둘 제거당하는 것을 막으려면 달리 방법이 없었다.

오버워치 멤버들을 다시 소집하기로 결심한 윈스턴

윈스턴의 집결 요청에 가장 먼저 호응한 것은 트레이서였다. 이어서 오버워치 원년 멤버인 라인하르트와 솔저:76, 부상에서 간신히 회복한 아나, 라인하르트의 제자이자 토르비욘의 막내딸 브리기테, 중국 출신의 기후학자 메이 역시 하나씩 합류 의사를 보여왔다. 블랙워치의 멤버였던 맥크리는 직접 합류하진 않는 대신 에코라는 여성형 옴닉을 보내 간접적으로 협력 의사를 밝혔으며, 아나의 딸 파라와 토르비욘, 메르시 역시 합류하지는 않았지만 오버워치의 이념을 잇는 나름의 독자적 활동을 이어갔다. 또한 겐지는 세계를 방랑하는 테카르타 젠야타라는 옴닉 수도승 밑으로 들어가 그의 제자가 되어 함께 세계를 유랑했다.

이외에도 많은 인물들이 각지에서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2070년 현재의 세상은 각종 범죄 조직의 위협과 제2차 옴닉 사태까지 맞물려 조용히 지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래전 옴닉 사태 이후 잠들었다가 평화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다시 깨어난 옴닉 바스티온, 천재 소녀 에피에 의해 창조된 도시 수호로봇 오리사, 인도 건축 기업 비슈카르 소속으로써 자신의 질서 중립적 가치관을 실현해나가는 광축가 시메트라, 자신의 터전을 억압하는 기업 비슈카르를 적대하는 자유투사이자 브라질 DJ 루시우, 윈스턴과 같이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햄스터 레킹볼, 호주 쓰레기촌 출신의 폭탄마 정크랫, 잔혹한 살인마가 된 호주 난민 로드호그, 역도 선수 출신의 러시아 방위군 자리야 등. 각자의 사연을 가진 많은 인물들이 범지구적 위기 속에서 자신의 삶의 가치관을 증명하기 위해 싸움을 해나갔다. 또한 한때 오버워치를 비난하며 돌을 던졌던 민간인들도 영웅들이 사라진 현재가 과연 원하던 세상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3년 동안 줄창 오버워치 대원 소집만 하고 있는 그 회사

한편, 멕시코의 악명 높은 해커 솜브라는 광대한 네트워크의 바다에서 눈동자 모양의 로고를 가진 의문의 조직의 흔적을 발견한다. 그 조직은 멕시코의 <루메리코>와 러시아의 <볼스카야> 등 세계적 대기업들뿐만 아니라 탈론과 오버워치, 옴닉과 인간의 공존 도시인 <눔바니> 등 성향을 가리지 않고 모든 조직 및 단체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거대한 네트워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동안 솜브라는 자신의 해킹 실력으로 세상의 온갖 기업과 조직의 기밀 정보망을 마음대로 누비고 다녔지만 단 한 곳, 그 의문의 조직만은 뚫을 수 없었고, 결국 그들의 눈으로부터 도망쳐 자신의 모든 신상과 행적을 지우고 숨어야 했다.

이 떡밥만 몇 년째냐… 이제는 스토리 좀 진행하자…

이후 탈론 소속이 된 솜브라는 둠피스트, 리퍼, 위도우 메이커 등 다른 탈론 멤버들과 함께 조직의 반대파를 숙청하는 등 조직 활동을 해나가는 한편, 자신만의 은밀한 독자적 활동도 계속해서 이어갔다. 물론 조직은 그런 솜브라의 움직임을 알고서도 묵인하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세계기행] 오버워치는 왜 여태껏 스토리 전개를 안 했나?

▲ 2019 블리즈컨에서 공개된 오버워치 2 (사진출처: 오버워치 공식 사이트)

2019년 블리즈컨에서 발표된 ‘오버워치 2’에 이어, 최근 리드 라이터 마이클 추가 퇴사하면서 새삼 오버워치 스토리에 대한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사실 현 상황을 보면 관심이라기엔 불만 토로에 가깝다. 출시 이후 4년 동안 이야기가 단 하나도 진행된 게 없는데 리드 라이터가 뭘 했느냐는 냉소적인 반응부터, 당연히 1편에 탑재됐어야 할 스토리 모드를 2편으로 별도 판매하는 것에 대한 분노 섞인 반발도 있다. 이 많은 불만들을 보면 공통된 의견이 하나 있으니, 바로 오버워치 스토리가 불만족스럽다는 것이다.

사실 블리자드는 그 동안 스토리와 관련해 대체로 호평을 얻은 개발사였다. 그런 면에서 지난 5년 간의 오버워치 세계관이 나아간 행보는 분명히 이질적이다. 오버워치 스토리는 왜 이토록 비판을 받는 것일까? 그리고 왜 스토리 모드를 본작 업데이트가 아닌 후속작 오버워치 2에 담겠다는 것일까? 이번 주에는 스토리로 구설수에 오른 오버워치에 대한 트리비아를 모아보았다.

미래 배경 게임은 죄다 디스토피아나 포스트 아포칼립스?

▲ 프로젝트 ‘타이탄’ 캐릭터 디자인 일부는 오버워치에 그대로 이식됐다 (사진출처: Escapist Magazine)

오버워치 스토리에 대해 자주 나오는 불만 중 하나는 거시적인 스토리 진행 없이 캐릭터 개개인의 과거를 보여주는 데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설정을 구축한다는 방식은 오버워치가 처음부터 추구해 온 스토리텔링 기법 중 하나다. 즉 블리자드는 캐릭터들의 과거와 성향,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뒀고, 그 결과 오버워치는 캐릭터성이 매우 뚜렷한 프랜차이즈로 자리잡았다.

오버워치가 이런 스토리텔링 방식을 택한 이유는 제작 배경에 있다. 익히 알려진 이야기긴 하지만, 사실 오버워치는 다른 게임의 실패로부터 파생됐다. 2007년 블리자드는 미래를 무대로 하는 차세대 MMORPG ‘타이탄’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나, 2013년 들어 여러 가지 이유로 전격 취소된 바 있다.

140명에 달하던 타이탄 개발팀은 프로젝트 취소 후 40명으로 축소됐으며, 그들에게는 6주 안에 소규모 신규 IP 게임을 구상하라는 임무가 주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 바로 오버워치였다. 오버워치는 타이탄의 MMORPG라는 초기 콘셉트를 버리고, 이미 인기가 검증된 팀 대항 FPS ‘팀 포트리스 2’를 모티브 삼았다. 또한 에셋에서는 타이탄 캐릭터 디자인과 모델링, 레벨 등을 일부 그대로 사용하기도 했다. 즉, 오버워치의 시작은 타이탄의 잔해 속에서 안정을 중시해 급조된 프로젝트였다.

▲ 게임 모드는 물론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서도 오버워치에 영감을 준 게임 팀 포트리스 2 (사진출처: 스팀)

다만, 오버워치는 블리자드 게임 다운 차별화를 꾀할 필요가 있었다. 이미 시중에서 미래 배경 영웅 기반 아레나 게임은 너무 흔한 콘셉트였다. 이에 제작진은 이러한 게임 대부분이 암울한 디스토피아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오버워치는 이와 정반대로 긍정적이고 밝은 이미지로 차별화를 꾀했다.

오버워치 개발 리드 디자이너였던 제프 카플란은 해외 게임웹진 가마수트라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지구가 긍정적인 모습이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세계관 설정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얻은 교훈이 더해졌다. 인터뷰 중 카플란은 “불타는 성전 확장팩이 시각적으로 가혹하고 파괴된 환경만 보여주었기 때문에 많은 플레이어들이 압박을 느꼈고, 이는 곧 피로로 이어졌다”며 이 경험이 오버워치의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주었다고 언급했다.

다양성이라는 키워드도 이러한 맥락에서 제시됐다. 제프 카플란은 “억압은 피로를 유발하는 반면, 다양성은 포용성과 열린 마음을 받아들였을 때 얻을 수 있는 아름다운 결과”라고 말했다. 이는 인종, 성별, 정체성을 비롯한 다양한 특징을 포용한 미래상이 오버워치가 지향하는 밝고 건전한 분위기에 어울린다는 뜻이었다. 오버워치가 초기부터 다양한 국적과 성정체성을 지닌 캐릭터를 여럿 등장시킨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일부 설정은 캐릭터 등장 후 한참 나중에 추가되며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PC, Political correctness) 표현 때문에 기존 캐릭터를 망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 오버워치에서 아름답게 개발된 아프리카 도시 ‘눔바니’ (사진출처: 오버워치 공식 사이트)

물론 오버워치에는 선한 영웅만 있는 것이 아니다. 리퍼나 위도우메이커 같은 악당도 등장한다. 이러한 악당 캐릭터에 대해 오버워치 디렉터를 맡았던 크리스 멧젠은 해외 웹진 PCgamer인터뷰 중 “처음에는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만들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이분법으로 캐릭터를 나누지 않았으며, 단지 필요에 의해 첨가된 설정에 따라 그렇게 보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리드 라이터 마이클 추는 같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첨언했다. “정말로 악한 캐릭터는 없다. ‘솔저: 76’이나 ‘시메트라’ 같은 캐릭터에 대해서는 착한지 나쁜지 저마다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실제로 작중 ‘솔저: 76’은 자신의 정의를 위해 군 무기고를 털어가며 싸우는 범법자이며, 대기업 소속 ‘시메트라’는 상부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지역 재개발권을 따기 위해 경쟁 기업에 테러를 한 후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즉, 많은 캐릭터가 저마다의 사정과 환경이 있다.

이처럼 오버워치는 출시 이후 캐릭터들의 다양한 면을 드러내는 데 치중했다. 다만, 게임 내에서 이런 특징을 충분히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블리자드는 ‘게임이 우선(Game First)’ 원칙에 따라, 팀 대항 FPS장르에 적합하지 않은 구구절절한 스토리텔링을 최대한 지양했다. 그렇기에 사실 실제 게임 내에서 캐릭터에 대해 알 수 있는 건 외양이나 짧은 대사에서 드러나는 단서가 고작이었다.

▲ 사실 팀 대항 FPS로 만든 게임이라, 게임 내에서 구구절절한 스토리를 풀기도 힘든 노릇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렇다고 블리자드가 심도 있는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작진은 게임 내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이를 보여주려 했다. 바로 트랜스미디어였다.

트랜스미디어 통한 캐릭터 중심 스토리텔링, 그 빛과 어둠

▲ 게임 내에서 풀기 곤란했던 스토리텔링을 코믹스로 처리한 오버워치 (사진출처: 오버워치 공식 사이트)

앞서 언급했듯 오버워치는 게임 내에서 과도한 스토리를 다루느라 온라인 FPS로서의 정체성을 잃는 상황을 걱정했다. 해외 게임 웹진 VG247과의 인터뷰 중 리드 라이터 마이클 추는 게임 내에 너무 많은 스토리를 전달하기 보다는, 간단한 음성 상호작용을 통해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나 과거를 유추할 수 있도록 게임을 기획했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게임 내에서 길고 복잡한 스토리를 보여줄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던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오버워치가 아예 스토리를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블리자드는 스토리를 풀기 위해 트랜스미디어를 선택했다. 게임 내부가 아닌, 별도 코믹스나 영상물을 통해 스토리를 전개하겠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실제로도 오버워치는 지난 5년 간 대부분의 스토리를 게임 외 미디어를 통해 풀어냈다.

▲ 강화복을 벗은 노병 ‘라인하르트’의 게임 시작 직전 삶을 그린 코믹스 (사진출처: 오버워치 공식 사이트)

오버워치 세계관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가까운 미래 ‘옴니카 코퍼레이션’이라는 한 기업이 자율가동 로봇 ‘옴닉’을 개발한다. 이 로봇은 산업전반에 활용되며 인간 삶을 한 단계 진보하게 해줄 것으로 예상됐으나, 훗날 ‘옴니카 코퍼레이션’의 사기 행각이 발각돼 공장들이 폐쇄되고 만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운영이 정지된 공장이 갑자기 스스로 가동을 시작하여 옴닉을 대량 생산하고, 이들을 앞세워 인간들을 공격하는 ‘옴닉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이로 인해 평화롭던 세계는 전쟁의 불길에 휩싸였다. 그러나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기계군단을 일반 군대로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각국 전문화된 특수부대가 힘을 합해 옴닉에 맞설 기구를 창설하게 되는데, 이 기구가 바로 오버워치다.

▲ 인공지능 로봇 옴닉들이 일으킨 반란 ‘옴닉 사태’ (사진출처: Overwatch Wiki)

지휘소와 생산공장을 집중적으로 노린 오버워치 활약 덕에 옴닉은 크게 세를 잃고, 인간과 종전을 하기에 이른다. 이후 오버워치는 한동안 다국적 질서유지기구로 남아 각국 폭동과 테러 대응에 나섰으나, 그 과정에서 산하기관 ‘블랙워치’가 암살, 납치, 고문 등을 자행했음이 드러나며 여론이 악화됐다. 그 상황에 본부가 모종의 테러로 폭파되며 오버워치는 해산에 이른다.

게임은 몇몇 전 대원이 오버워치 해산 이면에 어떠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깨닫는 데서 시작한다. ‘탈론’이라는 테러 조직이 오버워치 전 대원들의 신분 데이터를 수집해 연쇄살인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위기를 느낀 생존자 대원들이 긴급 프로토콜을 발동해 다시 뭉치고, 인간과 옴닉 사이에 다시 전쟁을 촉발하고자 하는 악의 결사 ‘탈론’ 및 옴닉 군벌들에 맞서기로 결의하는 것이 오버워치 시작 시점의 모습이다.

▲ 캐릭터 대부분은 전직 오버워치 대원이거나 그와 관계가 있는 사람이다 (사진출처: 오버워치 공식 사이트)

다만 여기 문제가 하나 있다면, 그 이후 5년 간 스토리 진행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2020년 3월 기준, 오버워치 스토리는 딱 위에서 이야기한 데서 한 치도 나아가지 않았다. 신규 캐릭터 소개 동영상 대부분에 오버워치 세계에 발생한 사건을 다루는 뉴스가 스치듯 나오는데, 여기 나오는 내용이 전부 비슷하거나 같은 내용이다. 즉 5년 간 고작 며칠도 안 되는 시간이 흐른 것이다. 코믹스나 기타 영상물도 모두 과거 아니면 게임 시작 시점 전후를 다룰 뿐이다.

물론 코믹스는 자체적으로는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오버워치 캐릭터들은 게임의 흥행을 토대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코믹스는 각각의 캐릭터가 게임에서 드러내기 힘든 다양한 면모를 깊이 있게 보여줄 수 있다. 예컨대 크리스마스에 공개된 코믹스 ‘반영’은 각 캐릭터의 연말 풍경을 보여줘 큰 관심을 받았다.

▲ 게임 내에서는 볼 수 없던 캐릭터들의 일면을 다뤄 좋은 반응을 얻은 코믹스 ‘반영’ (사진출처: 오버워치 공식 사이트)

다만 이러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엔 한계가 있었다. 옴닉 사태를 끝내고 겨우 만들어낸 질서가 깨지고 새로운 적이 등장해 옛 영웅들이 소집되기 시작한다는 판은 깔아 놨는데, 그 다음이 없다. 도입부 이후 스토리가 안 나온 셈이다. 이런 상황이 몇 년째 지속되니, 처음에는 다양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에 매료됐던 팬들도 차츰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절대라는 건 없다’더니… 스토리 모드 추가한 ‘오버워치 2’

▲ 업그레이드 된 엔진으로 보다 개선된 연출과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겠다는 오버워치 2 (사진출처: 오버워치 공식 사이트)

앞서 이야기했듯, 제작진은 스토리 전개에 있어 꽤나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 동안 오버워치 멤버 소집 후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가에 대한 내용은 거의 다뤄지지 않았고, 이를 기다리는 팬들은 점차 지치기 시작했다. 오죽하면 ‘오버워치는 5년 동안 스토리 진행이 없다’는 볼멘 소리도 나왔다.

물론 오버워치도 게임 내에서 보다 밀도 있는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다. 2017년 ‘옴닉의 반란’이나 2018년 ‘응징의 날’ 같은 이벤트성 스토리 모드를 통해서였다. ‘옴닉의 반란’에서는 오버워치 베테랑 요원들이 아직 젊던 시절 ‘옴닉’ 테러리스트에 맞서 벌이는 특수작전을, ‘응징의 날’에서는 오버워치 산하 특수부대 ‘블랙워치’가 ‘탈론’에 맞서던 도중 분열되는 과정을 다뤘다. 둘 다 정해진 스토리에 따라 봇들과 싸우는 PvE를 기반으로 했다.

▲ 과거 스토리 진행을 통해 세계관과 캐릭터를 보다 상세히 보여준 이벤트 모드 ‘옴닉의 반란 (사진출처: 오버워치 공식 사이트)

‘옴닉의 반란’과 ‘응징의 날’은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이 역시 정식 모드가 아닌 이벤트성 한정 모드였고, 이마저 과거 조명에 머물렀다. 이에 시즌제로 상시 열리는 PvE 스토리 모드에 대한 요청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블리자드의 뜻은 단호했다. 훗날 스토리 캠페인을 추가하는 것을 고려할 수는 있어도, 이벤트성 스토리 모드를 정식 모드로 추가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정식 입장은 기존 오버워치 엔진이 PvE에서 요구되는 세밀한 연출과 게임 시스템을 소화하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이었지만, 애초에 전통적 스토리텔링을 거부한다는 지향성 노선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분석된다.

▲ ‘옴닉의 반란’보다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내러티브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이벤트 모드 ‘응징의 날’ (사진출처: 오버워치 공식 사이트)

하지만 계속된 스토리 모드에 대한 요구를 무시할 순 없었다. 결국 블리자드는 2019년 블리즈컨에서 스토리 캠페인을 주요 콘텐츠로 삼은 오버워치 2를 발표했다. 기본 게임성 및 인터페이스는 오버워치와 똑같지만, 스토리와 캐릭터 성장 요소를 포함하는 PvE모드를 핵심 콘텐츠로 들고 나왔다. 사실 겉으로 보이는 그래픽이나 게임성만 따지면 후속작이라기엔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기에, 사실상 오버워치 2의 핵심은 스토리 캠페인의 추가라고 볼 수 있겠다.

게임 발표와 함께 공개된 시네마틱 트레일러도 드디어 과거사에서 탈피해, 전 요원들이 자체적으로 재소집한 이후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옴닉 군벌인 ‘널 섹터’가 거대 로봇 병기를 동원해 파리를 급습하자, 다시 모인 오버워치 요원들이 힘을 합해 이 거대 병기를 파괴하고 도시를 구하는 내용이다. ‘자체 재소집 이후 요원들이 모이고 있다’는 도입부에서 벗어나, 드디어 모인 요원들이 활약을 벌이기 시작한 셈이다.

▲ 스토리 캠페인을 핵심 콘텐츠로 삼는다는 오버워치 2 (사진출처: 오버워치2 트레일러 영상 갈무리)

2019년 말 가디언지 인터뷰에 따르면, 블리자드 스토리 팀은 1년 전부터 오버워치 2 스토리와 내러티브를 구상 중이었다고 한다. 이는 이벤트성 모드인 ‘옴닉의 반란’과 ‘응징의 날’ 이후 유저 피드백을 보고 스토리 모드 중심인 오버워치 2 기획을 시작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또한 PvP에 최적화된 기존 오버워치보다 개량된 물리 엔진을 탑재, 협동전 PvE모드에 맞는 향상된 연출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전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오버워치 2가 어떤 형태로 스토리를 전달할지, 어떤 내용을 다룰지는 2020년 블리즈컨에서나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실제로 제작진은 새로운 경쟁 모드 소개에만 초점을 맞출 뿐, 스토리적 요소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영웅들이 모여 옴닉의 재침공에 맞선다는 내용이 영화 ‘어벤저스’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시인했지만, 상세 사항은 아직 미공개 상태다.

▲ 영웅들이 집합해 전세계적 위기에 대응한다는 시놉시스를 제외하면, 구체적으로 공개된 내용은 아직 적다 (사진출처: 오버워치 공식 사이트)

여기에 최근 오버워치 개발 원년 멤버이자 리드 라이터였던 마이클 추가 퇴사한 것 역시 오버워치 2 스토리 진행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초기부터 오버워치 세계관 콘셉트와 캐릭터 배경 설정 등을 주도적으로 기획해온 인물이기에, 이번 퇴사로 게임 내러티브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생기지 않겠냐는 추측이다. 실제로 마이클 추는 오버워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및 캐릭터 해석에 대해 주로 답변을 해 왔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성공인가 실패인가?

▲ 트랜스디미어에 스토리 상당 부분을 맡겼던 오버워치, 이제는 방향성이 바뀐 걸까? (사진출처: 오버워치 공식 사이트)

오버워치는 팀 대항 FPS라는 장르에 맞게 게임 내에서 과도한 스토리 전개를 지양하고, 트랜스미디어를 통해 각각의 개성 있는 영웅 캐릭터를 조명하는 데 치중해왔다. 또한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을 지양한다’는 기치 아래 게임 흐름을 끊는 과한 연출과 텍스트 노출을 피했다. 그러나 지난 해 말 공개된 오버워치 2는 이러한 기존 노선과 살짝 다른 모습을 보인다. 게임 내 컷신 연출이 늘고, 게임 내 스토리텔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거시적인 스토리에도 신경을 썼다.

오버워치 2가 전작과 데이터가 호환되고, 심지어 플레이까지 함께 할 수 있을 정도로 후속작 느낌이 덜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2’라는 별도 넘버링을 쓰는 이유 역시 아마도 여기 있지 않을까 싶다. 아직 공개된 정보가 적은 만큼 속단은 금물이지만, 어쩌면 그토록 많은 팬이 원하던 게임 내 스토리 진행이 상당히 진척될지도 모른다.

과연 오버워치 2는 전작에서 막힌 스토리를 시원하게 뚫어줄 수 있을까? 올해 블리즈컨에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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